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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을 팽개친 지 열흘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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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을 팽개친 지 열흘이 넘었다

입력
2004.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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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이 넘는 국회 공전이 얼마나 더 계속될 것인가. 경제의 불확실성은 개선될 기미가 없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북한 핵문제의 전도가 한층 불투명한 시험대에 올라 있는데도 이를 고민하고 대책을 세워 나가야 할 주체들은 여전히 휴업 중이다. 사태의 직접원인인 국무총리나, 여야 등 국정 주체들의 책임의식이나 정치력이 이 정도 수준이어서는 위정자들이라고 할 수 없다.먼저 이해찬 총리는 국회마비를 불러온 자신의 야당 폄하 발언에 대해 왜 지금까지 한마디 사과가 없는지 납득할 수 없다. 그의 발언은 분명 직분을 벗어난 파행이었다. 국회에 출석한 정부대표가 정부와 국회, 그리고 여당과 야당의 존재와 관계를 마구 흔들어 놓고 이를 비판하는 야당과 여론에 귀를 막고 눈을 감는 처신으로 일관하는 것은 나라를 이끄는 총리가 할 일이 아니다.

그런 총리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국회 공전을 방기하는 여당은 집권을 선도하고 뒷받침하는 여당이라고 하기에 무기력하고 무능하다. 국회운영을 책임진 여당의 입장에서 국회파행이 이로울 리도, 달가울 리도 없을 것이다. 총리에게 자진 해결을 강력히 요청하면서 야당에게도 등원을 설득하는 정치력을 발휘할 줄 아는 것, 그게 여당이 갖추어야 할 실력이다. 총리 한 사람의 고집에 정국이 마비되고 집권당이 쩔쩔매며 끌려가는 형국, 이게 무슨 책임정치인가. 처리해야 할 법안은 산더미 같고, 예산심의는 급한 마당이다.

여권의 능력과 의지가 고작 이 정도라면 기대할 쪽은 한나라당뿐이다. 오로지 민생과 국정을 위해 등원의 결단을 내리는 어른스러운 정치를 펴라는 주문이다. 더 이상 총리나 여당에 매달릴 게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야당이 솔선하는 모습을 보여 보라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못할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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