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시아파 ‘反美 확산’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 이후 이라크 국민의 60%를 차지하는 시아파의 분열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이라크 총선에서 강성 시아파가 정권을 잡거나 어느 세력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해 이라크가 내전 상황으로 빠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7일 시아파 내 분열을 치유하기 위해 시아파 최고성직자 알 시스타니가 팔을 걷고 나섰지만 분열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전하면서 미국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점검해봐야 할 때라고 밝혔다.
시아파 분열은 다와당과 이슬람최고혁명위원회(SCIRI) 연합에 맞서 과격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와 아흐메드 찰라비가 공동전선을 형성하면서 심화하고 있다.
알 시스타니의 후원을 받은며 ‘범 시아파 연대’를 모색 중인 다와 SCIRI 연합은 권력 배분에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세 규합에 차질을 빚고 있다. .
반면 친미정치인으로 출발했다가 미국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뒤 반미로 돌변한 찰라비가 알 사드르와 함께 선명한 대미 투쟁노선을 천명하면서 급속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망명객으로 국내 기반이 없는 찰라비로서는 대중적 지도자 알 사드르라는 얼굴마담이 필요했고, 다와-SCIRI 연합을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알 사드르로서는 찰라비라는 허울이 요긴한 상황이다. 찰라비-사드르 연합은 이미 권력 분점 합의를 끝내고 지방 세력 규합에 나서고 있다.
현지 외교 소식통들은 "시아파 분열로 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 등이 이끄는 세속 정당들이 총선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생겼다"며 "하지만 반미 성향의 사드르-찰라비 세력이 총선에서 최대 정파로 부상할 가능성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특히 "시아파 분열과 수니파 선거 보이콧 속에서 각 정파들의 분열적 선거 운동이 진행될 경우 이라크가 유고연방처럼 해체되거나 내전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U, 합종이냐 연횡이냐
부시 미국 대통령 집권 2기에도 반(反) 부시 유럽 국가들과 친(親) 부시 유럽 국가들 간의 반목이 계속될 것이라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6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회담에서 친 부시 진영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반 부시 입장을 대변해온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대미 정책을 놓고 가시 돋힌 설전을 주고 받았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점차 다극화 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유럽은 독자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 4년간의 일방주의적 행태를 향후에도 고수한다면 대결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선언인 셈이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어 이라크 전쟁을 반대해온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 호세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와 3자 정상회담을 갖고 반 부시 진영의 의지를 다졌다.
이에 맞서 블레어 총리는 "유럽 정상들은 부시의 재선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그의 재집권을 능동적으로 수용할 자세"라고 말했다. 미국과 갈등해온 일부 유럽 국가들이 대세에 순응, 대미 관계를 개선시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유럽은 미국과 힘을 모을 때 강해질 수 있다"면서 "나는 시라크 대통령을 존경하나 그의 모든 주장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고 시라크 대통령을 공격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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