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재선 직후 이라크 사태가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 임시정부는 7일 팔루자 진공 작전을 서두르면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내년 1월 총선 참가를 거부하고 있는 수니파 저항세력을 뿌리뽑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배경 = 이라크 임시정부는 6월말 출범 때부터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했지만, 저항세력과의 협상 목소리가 우세해 미뤄져 왔다. 따라서 이날 조치는 저항세력에 무조건 항복을 요구한다는 강경노선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시아파는 강경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대미 항전을 접은 9월 이후 사실상 총선 체제에 편입됐다. 하지만 수니파는 오히려 공세를 더 강화했다. 팔루자 사마라 라마디 등 수니파 삼각지대 내 도시는 ‘미군이 얼씬 못하는 곳'(No-Go Area)으로 불릴 정도였다.
미국은 그 동안 수니파가 빠진 ‘반쪽 총선'이 현실화될 경우 ‘이라크 안정화 및 민주화'명분이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우려해 왔다. 하지만 대선이 끝나자 마자 저항세력을 일소할 최후 공세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수니파 저항세력의 최대 거점이자 알 카에다 등 외국인 테러리스트의 은신처인 팔루자에는 3,000명의 저항군이 포진해 있고, 외곽에선 미군과 이라크 군 2만여명이 공격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 무정부 상태 = 이라크 수니파 지역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져들었다. 7일 이라크 서부 알 안바르주의 하디타와 하크라니야에서는 저항세력이 경찰서 3곳을 급습해 경찰관 등 22명을 처형했다.
바그다드 남쪽 32㎞ 라티피야에선 이라크 방위군 병사 12명이 경찰 복장을 한 저항세력에 납치돼 모두 처형됐다. 바그다드 남쪽 디얄라주에선 주 정부 고위 관리 3명이 길가에서 암살됐다.
바그다드 도심에서도 연쇄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압델 압둘 마흐디 임시정부 재무장관은 차량폭탄 테러 공격을 받았지만 간신히 목숨을 건졌고, 하이파거리에선 저항세력이 경찰차를 로켓발사기로 공격해 불태웠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바그다그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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