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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위인들이 일러주는 "삶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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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위인들이 일러주는 "삶이란…"

입력
2004.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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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인물 40인이 보내는 특별한 편지 / 오주영 글·최은영 그림·계림 발행·8,900원*네루·링컨·이황·정약용 등 40인의 편지 쉽게 고쳐 써

"옳은 일인지 틀린 일인지 헷갈릴 때에는 그 일이 밝은 일인가 어두운 일인가 를 생각해보렴. 무슨 일을 하든 남의 눈을 피해서 하지는 말아라. 인도를 사랑하는 마음도, 세상을 살아가는 일도 해님처럼 밝고 떳떳해야 한단다."

인도 독립투사로 초대 총리를 지낸 자와할랄 네루(1889~1964·그림)가 독립운동을 하다 감옥에 갇혀있으면서 딸에게 쓴 편지 일부다. 세계 역사를 꼭꼭 씹어 소화하기 좋게 쓴 편지(훗날 ‘세계사편력’이라는 책으로 발행)를 읽으며 자란 간디는 총리가 됐고, 그 아들도 역시 총리에 올랐다.

전화나 이메일이 없던 시절, 편지는 사랑과 우정, 지혜와 희망을 전하는 최고의 수단이었다. ‘역사인물 40인이 보내는 특별한 편지’는 네루, 링컨, 이황 ,정약용 등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국내외 인물들의 글 중에서 교훈이 될 만한 40편을 골라 지혜, 사랑, 희망, 행복, 생각, 마음 등으로 분류해 실었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남편이 아내에게, 스승이 제자에게 올바른 인생관과 역사관을 일러주는 글들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쉽게 고쳐 썼다.

영국의 정치가로 국왕과 인척관계를 맺은 필립 체스터필드(1694~1773)는 아들에게 지식을 회중시계에 비유하며 늘 겸손하라고 가르친다. "시계를 갖고 있지 않으면 불편하고 곤란하듯 지식도 그렇단다. 하지만 시계를 가진 후에는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꺼내는 일은 없어야 해. 시간을 물어보지도 않은 사람한테 시계를 보이며 일부러 몇 시라고 가르쳐 줄 필요도 없지."

독립운동을 하느라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낸 도산 안창호가 아들 필립에게 전하는 말은 간명하면서도 핵심을 전한다. 그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 다음은 좋은 책을 가까이 하고, 좋은 친구를 사귀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링컨이 구레나룻을 기르게 된 것은 한 소녀의 편지를 받고 나서였다. "구레나룻을 기르면 훨씬 멋있게 보일 것 같아요. 여자들은 그런 수염을 좋아해요. 그러면 아저씨는 대통령이 될 거에요." 링컨은 대통령 당선 후 수염을 길러, 날카롭고 마른 얼굴을 더 부드럽고 믿음직하게 보이도록 바꾸었다.

시애틀의 인디언 추장이 "부족들의 땅을 미국에 팔라"는 미국 대통령의 편지를 받고 보낸 글도 새겨볼 만하다. "어떻게 공기를 사고 팔 수 있을까. 이 땅의 따뜻함을 어떻게 사고 팔 수 있을까. 우리와 땅은 한 가족이다. 우리에게 땅을 파는 것은 우리의 누이와 형제, 우리 자신을 파는 것과 같다."

이 책은 이처럼 편지를 싣고, 편지를 쓰게 된 전후 사정까지 설명함으로써 이해를 돕는다.

또 40명의 위인들을 짤막하게 소개하는 인물사전도 부록으로 붙였다. 위인이 아니더라도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 법. 사랑과 정성을 담아 보낸 한 통의 편지는 어떤 동화책이나 위인전보다 훨씬 오랫동안 큰 효과를 거둘 것이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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