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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실직 주부 "4,000원으로 아기 돌잔치" 盧대통령 "경제 어렵더라도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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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실직 주부 "4,000원으로 아기 돌잔치" 盧대통령 "경제 어렵더라도 힘냅시다"

입력
2004.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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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여성시대’ 출연노무현 대통령은 5일 오전 MBC 라디오 양희은·송승환의 ‘여성시대’ 방송 30주년 특집 ‘여성시대, 대통령을 만나다’에 출연해 ‘경제 희망론’을 부각시키며 서민들의 민생고를 어루만지는데 주력했다. 노 대통령은 2시간 출연하는 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취자들의 절절한 사연을 담은 편지를 들으면서 목이 메이기도 했다.

서울에 사는 주부 김모씨가 ‘남편이 2년 전 실직을 했는데 지갑에 있는 4,000원을 털어 맘모스빵 하나를 사서 초 하나 꽂고 두부 튀김과 과자 한 봉지를 그릇에 담고 컵에 물 한잔씩 가득 담아 아기 돌상을 차렸다’는 눈물겨운 사연을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 편지를 사전에 세 번 읽었다고 소개하면서 "저도 어머님께서 못 먹여서 키가 안 큰다고 매일 가슴 아파하시고 했는데 아마 편지 쓰신 어머니 마음 같은 것이 생각이 나요. 우리 어머니… 그런데 가슴이 아프던 그 자식이 커서 지금…"이라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사람 팔자 알 수 없다. 행운의 기회가 있다. 힘내서 열심히 합시다"라고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또 5명의 직원과 함께 양말 공장을 운영하다가 불경기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아버지의 사연을 소개한 편지를 직접 읽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서민들의 생활을 모르면 정말 큰 일"이라며 "군대에서 행군할 때 중대장은 지도책을 끼고 앞장 서서 가고 인사계는 맨 뒤에서 낙오한 사람을 앰뷸런스에 실어주곤 하는데 이번 대통령은 이런 인사계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 발전을 위한 ‘빅딜’을 강조하며서 "(수도권은) 살 빼야지 하면서 계속 살찌는 것하고 같은 것 아니냐"면서 "담배 끊는 것하고 비만 줄이는 것은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을 ‘승부사’로 평가하는 시각에 대해 "제가 도박을 했으면 돈을 좀 땄겠죠. 좋은 뜻으로 승부사라고 말해도 좋으리라고 생각하는데 나쁜 뜻으로 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저는 행운을 바라고 내 운명을 시험한 게 아니라 제 자신에게 가장 정직하고 충실한 결정들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과거 국민들 뒷조사를 하고 고문하던 전력이 있어 국정원에 테러 관련 일을 맡기자고 해도 국회의원들이 반대한다"면서 "국가기관들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출소가 독재정권 때 ‘민중의 몽둥이’란 별명이 붙을 만큼 국민 위에 군림하고 빽 있는 사람을 우대하니까 ‘나도 빽 있다’고 과시하고 싶어 행패를 부리던 사람도 있었는데 이렇게 계속하면 나라가 안 된다"면서 국가기관의 과거사 규명을 통한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이해찬 총리 파면 요구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민주주의 기본인 대의 정치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당으로선 선택 폭이 좁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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