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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우향우’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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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우향우’ 가속

입력
2004.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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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남부 싹쓸이…중도파 입지약화*낙태 반대등 사회적 이슈 밀어붙일 듯

11월 2일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대승함으로써 차기 미 의회의 우경화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공화당은 상원의 경우 4석의 의석을 불려 3석에 불과하던 민주당과의 의석차를 11석으로 벌려 놓았다. 이에 따라 상원은 공화 55명, 민주 44명, 무소속 1명의 분포를 이루고 있다. 또 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은 텍사스 주 선거구 조정 등의 효과로 4명의 민주당 중진 의원을 낙마시켜 다수당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무엇보다 초당적 의정활동을 펼쳤던 중도파의 빈 자리가 눈에 띈다. 조지아와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등 남부지역에서는 중도적인 민주당 현역 의원의 은퇴 등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보수 색깔이 강한 공화당 후보들이 차지했다. 또 사우스 다코타주에서 민주당 상원 대표인 톰 대슐 의원을 꺾는 파란을 일으킨 공화당의 존 튠 당선자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직계로 통한다.

이런 변화는 민주당의 약화를 의미할 뿐 아니라 중도파 공화당 의원들의 영향력까지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미 상원의 보수화 경향을 가속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올림피아 스노(메인) 상원의원은 "양당 중도파의 퇴조를 보게 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중도파인 공화당 링컨 채피(로드 아일랜드) 상원의원은 아예 민주당으로의 이적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공화당의 주류는 다수당의 지위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공화당 상원 대표 빌 프리스트 의원은 "이번에 의석을 늘림으로써 민주당의 당파적 방해 활동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민주당이 대 테러 대책과 감세·교육 등 안건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차기 의회에서 공화당의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풍기고 있다.

공화당의 조지 알렌 상원의원도 "보수적 성향의 판사를 새로 지명하려는 것을 민주당이 반대했지만 민주당은 의석이 줄어듦으로써 국민들의 분명한 메시지를 읽었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특히 공화당의 수적 우세는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 등 대법관 일부가 부시 대통령 2기 임기 중 사임할 경우 후임에 보수적 성향의 판사들을 임명하려는 움직임에도 탄력을 주게 될 전망이다. 이는 곧 낙태 등 사회적 이슈에서 보수적 기조를 강화할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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