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부시 집권2기/특별기고-"韓美 북핵해법 시각차 이제는 목소리 합칠 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부시 집권2기/특별기고-"韓美 북핵해법 시각차 이제는 목소리 합칠 때"

입력
2004.11.05 00:00
0 0

잠재적인 적에 대해 대처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친구나 동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면서도 때로는 훨씬 힘들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오늘은 한미 관계를 되짚어 보기에 좋은 시점이다. 최근 한미동맹 관계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기도 했지만, 동맹은 굳건하며 양국은 난관을 헤치면서 21세기에 맞는 동맹 관계 재정립을 준비해 왔다.양국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쟁점이 되는 문제는 주한미군 재배치이다. 미국은 올 초 2008년까지 주한미군의 3분의 1을 철수할 의사를 밝혔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 규모가 될 미군 감축은 두 나라 모두에게 이득이다. 미군 재배치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한미동맹의 생존력이 강해질 것이다.

한국의 정치 상황상 한반도에서 미군 기지의 숫자와 규모를 줄여 미군이 눈에 잘 띄지 않게 하는 게 옳다. 주한미군에 대해 비우호적인 감정을 가진 한국인들이 많은 상황에서 여론을 무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과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 성과를 보이고 있다. 미군을 서울에서 철수해 용산기지의 값비싼 땅을 반환하고, 기지를 한강 이남으로 옮기고, 병사의 숫자를 줄이면 방위력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미군 감축은 노무현 대통령의 신념인 자주국방을 실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 미국으로선 세계의 중요한 지역에 파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서울은 국방에 있어 보다 많은 역할을 할 기회를 얻게 된다.

한미 관계의 최대 위협은 북한이다. 단지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문제 뿐 아니라 평양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의 측면에서 말이다. 양국은 북핵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선 동의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선 이견을 보이기도 한다. 한국은 북한을 지역적인 위험으로 보는 반면,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확산과 핵 활동 때문에 세계적인 위험 요소로 보는 등 북한의 위협의 성격에 대해서도 생각이 다르다.

지금으로서 가장 좋은 해법은 6자회담이다. 한국과 미국은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어야 한다. 미국 대선이 끝난 상황에서 평양은 다시 협상에 임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협상이 실패로 끝날 경우 핵 보유국으로서의 북한과 함께 살 각오를 해야 한다.

한미간 협력은 앞으로 더 증진될 수 있다. 그러나 쉬운 일은 아니다. 양국 정부의 관료주의가 종종 한미 동맹의 최대 적으로 작용한다. 청와대는 외교통상부와 의사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 동맹국에겐 복합적으로 해석될 수 있고, 북한에겐 위험하게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를 줄 때가 있다. 미 국방부와 국무부도 같은 잘못을 한다. 한국과 미국은 정책 협조를 강화하고 북한에게 보다 명확하면서 양국의 의견이 일치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북한의 위협과 한미 관계에 흐르는 긴장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방에 대한 미국의 책임감은 여전히 강하다. 한국 안보에 대한 미국의 의무는 1953년 작성된 상호방위조약에 명시돼 있기 때문일 뿐 아니라 도덕적인 책임이기도 하다. 한국의 민주화는 정치적, 경제적 자유 하에서 어떤 것들이 가능한지를 북한에게 알려 주는 좋은 사례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지켜져야 한다.

한미동맹은 50여년간 북한의 침략을 저지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미 동맹은 두 나라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평화유지 활동을 함께 했듯이 21세기에 맞는 세계적인 파트너십으로 재편돼야 한다.

피터 브룩스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