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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에세이/카투사 간 아들아, 당당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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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에세이/카투사 간 아들아, 당당하거라

입력
2004.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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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 논산훈련소에 입대한 네가 카투사 교육대로 옮겨 3주간 기본 훈련을 모두 끝낸 후 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뤄진 수료식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160여명의 교육생들과 함께 카투사 복무신조를 우렁차게 복창하는 소리를 들었을때는 정말 자랑스러웠다. 다른 군인들에 비해 군기가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졌던 나로서는 수료식이 끝난이후 카투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단다.면회시간에 이야기를 나누면서 쉴대로 쉬어버린 목소리와 빈약했던 팔뚝과 가슴이 딱딱한 근육질로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가족과의 대화중에도 선임병의 통제하에 절제된 언어와 행동들 하나하나 과거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역시 군대는 군대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단다.

내가 아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전투부대에 배치된 만큼 더욱 자부심을 가질 것을 당부하고 싶다. 비전투부대로 배속된 훈련병들에 비해 너는 직접 미군들과 함께 훈련을 하게 되는 것이 어쩌면 군인으로서 더욱 당당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단다.

물론 체격은 비록 그들과 비교해 왜소해 보이겠지만 체력과 정신력만큼은 미군들에게 뒤지지않도록 당부하고 싶구나. 또한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돼 혹시 생활에 어려움은 없을지, 미군들과의 마찰과 갈등은 없을지 걱정 돼지만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바란다. 미래의 너의 발전을 위해서, 또한 그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아들이 되길 바란다. 어쩌면 너는 군인이면서 또한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그런 위치에 있는지도 모르겠구나.

그렇다면 너의 행동과 언행 하나 하나, 생활 습관들까지 그들의 눈을 통해 대한 민국의 젊은이들에 대한 평가가 내려진다고 생각한다면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항상 자신감과 당당함으로 그들과 함께 생활할 것을 부탁한다. 나의 아들아, 어렸을 적부터 그래 왔던 것처럼 규칙을 잘 준수하고 모범적인 군 생활과 당당하고 절제있는 행동을 통해 한국인의 우수성을 맘껏 보여주길 아빠는 기대한다.

이호천·충남 당진 송악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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