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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정세 혼돈에 빠지나/아라파트 위독 혼수상태-팔 내부 권력투쟁 촉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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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정세 혼돈에 빠지나/아라파트 위독 혼수상태-팔 내부 권력투쟁 촉발 가능성

입력
2004.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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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간 팔레스타인 민족을 이끌어온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4일 혼수상태에 빠짐에 따라 중동은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다.그간 중동의 균형추 역할을 해왔던 아라파트 수반의 ‘공백’은 중동의 평화 보다는 갈등 확산의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복잡 다기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갈등관계, 팔레스타인 내 세력간 알력 등으로 볼 때 그의 공백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으로 되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먼저 그가 사망할 경우 무제한적인 내부 권력투쟁을 촉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격화,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 증대 등의 연쇄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지난달 말 아라파트의 프랑스행 이후 아흐메드 쿠레이 현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전총리가 자치정부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를 각각 분점하는 비상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자치정부 내 온건파들의 구상에 지나지 않는다.

하마스, 이슬람 지하드 등 강경파, 대중적 지지가 아라파트에 못지않은 40대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 등 소장파 그룹은 이들의 구상에 반발할 것이 뻔하다. 이럴 경우 무력충돌을 동반한 온건파-강경파, 노장파-소장파간 권력투쟁은 불가피하다.

설사 현재의 자치정부 헌법 규정대로 아라파트 사망 후 60일 내에 새 지도자를 추대하더라도 그가 아라파트처럼 반대 세력들의 ‘승복’을 이끌어내는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이 때문에 외신들은 소장파 바르구티의 행보, 자치정부의 권력이 강하게 미치는 요르단강 서안지역과 달리 하마스 등 무장세력이 헤게모니를 장악한 가자 지구 내 분위기 등이 팔레스타인 미래를 결정할 변수로 보고 있다.

과격 무장 세력이 통제되지 않은 팔레스타인 상황은 곧 이-팔 갈등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된다. 2000년 이후 이스라엘을 향해 160여 차례 테러 공격을 자행해온 무장세력은 대중적 지지 기반을 넓힌다는 명분 하에 대 이스라엘 테러 공세를 강화, 양측간 테러와 보복의 악순환이 심화할 것이다.

여기에 팔레스타인 특정세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미국, 이집트, 시리아, 이스라엘 등 이해 당사국들이 팔레스타인 정국에 노골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매우 커 중동의 새 판이 짜여질 수도 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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