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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스페셜 6부작 다큐 방영/도자기로 본 인류 1,000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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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스페셜 6부작 다큐 방영/도자기로 본 인류 1,000년의 역사

입력
2004.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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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주변의 생활도구 어느 하나 오랜 역사의 응축물 아닌 것이 없겠지만 도자기만큼 동서고금의 문명이 두루, 또 깊이 담겨있는 예도 드물다. 7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8시에 방송되는 6부작 HD 다큐멘터리 ‘KBS스페셜-도자기’(연출 윤찬규)는 그 도자기의 탄생과 발전, 전파에 얽힌 인류역사와 문명의 씨줄과 날줄을 한 올 한 올 정성스레 풀어낸 역작이다.1,000년 전 중국에서 탄생한 자기는 오늘날 우주선에 비견되는, 당대 최고의 하이테크 상품이었다. 1편 ‘흙으로부터’는 단단하고 물이 스미지 않는 흙 그릇을 만들어내려는 인류의 열망이 토기에서 도기를 거쳐 자기를 탄생시키기까지 과정을 훑는다.

2편 ‘신비의 자기’에서는 중국의 자기가 ‘바다의 실크로드’를 따라 자카르타, 인도, 페르시아를 거쳐 아프리카까지 퍼져나가는 과정을 짚고, 3편 ‘이슬람의 유산’에서는 도자기 사상 최고의 발명품으로 평가 받는 청화백자의 탄생 비화를 소개한다. 이어 4편 ‘청화의 제국’은 유럽에 불어 닥친 자기 열풍, 5편 ‘도전의 세기’는 일본과 독일이 중국의 자기기술 독점에 종지부를 찍고 새 강자로 떠오르는 과정을 알아본다. 그리고 마지막 6편 ‘문명을 넘어’에서는 자기 관련 신기술이 우주선 제작에까지 활용되는 사례 등을 통해 자기와 현대문명의 미래를 점쳐본다.

KBS는 무려 3년여에 걸쳐 제작한 이 작품에 국내 다큐로는 최대 규모인 12억5,000만원의 제작비를 투입하는 등 공을 들였다. 실험가마에 강화유리를 설치해 1,100도 이상의 고열에서 자기가 구워지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기도 한다. 각종 첨단기술을 동원한 HD 컴퓨터그래픽, 재일동포 작곡가 양방언씨가 각국 전통음악을 모티프로 해 만들어낸 배경음악도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방대한 이야기를 너무 진지하게 풀어가다 보니, 가볍고 자극적인 다큐멘터리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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