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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멋있는 주말-겨울 멋내기-"불황이니까" 혹은 "불황이라도" 갈라선 女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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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멋있는 주말-겨울 멋내기-"불황이니까" 혹은 "불황이라도" 갈라선 女心

입력
2004.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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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딩 對 모피불황이니까 Vs. 불황이라도. 유행이 재미있는 건 같은 세상을 살면서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존재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불황형' 방한의류로 분류되는 패딩점퍼가 인기를 얻고있는 한편 사치품의 대명사인 모피의류도 대대적인 유행을 예고하고 있다. 월급봉투 얄팍한만큼 내핍하는 심정이야 이해가 되지만 모피는 웬말이냐고? 묻지 마라, '사오정'시대엔 넥타이도 분홍이 뜨는 법.

◆돌아온 패딩

패딩은 말 그대로 솜을 누벼 보온성을 높인 방한의류다. 80년대 유행했으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가의 오리털 거위털 등 다운류에 밀려 시장상인의 방한외투나 할인점 저가브랜드로 명맥을 유지했다.

올해 패딩 점퍼의 부활은 장기불황 덕이 크다. 시장 제품의 경우 점퍼 한장에 1, 2만원, 브랜드 제품이라할지라도 3만~7만원선이면 살 수 있는 저렴한 가격대가 불황기 소비자들에게 어필한다. 지난해 유행했던 조류독감도 패딩 유행의 한 원인이다. 베이직하우스 디자인실 최지은 팀장은 "오리 거위 등 가금류들이 강제 폐사되면서 다운 가격이 급상승한데다 심리적으로 다운 제품을 꺼리는 사람도 늘어나 자연스럽게 패딩이 대안상품으로 떠올랐다"고 말한다.

올해 선보이는 패딩 제품은 예전의 두꺼운 나일론 소재 점퍼와 달리 얇고 몸에 적당히 끼는 등 패션감각이 강조됐다. 나일론 보다는 면이나 데님 등 천연소재를 사용한 것이 많아 언뜻 봐서는 패딩 점퍼 같지않은 것도 특징. 점퍼류가 가장 많이 나왔지만 재킷과 코트류에도 패딩이 다채롭게 활용되고 있다.

◆회춘한 모피

모피가 ‘상류층 사모님들이 즐겨입는 신분과시용 사치품’이라고? 적어도 올 겨울엔 그런 통념을 버려야 할 것 같다. 올 추동시즌 가장 강력한 트렌드 아이콘으로 떠오른 모피는 더 젊고, 더 화려하며, 더구나 ‘진짜’다.

사치품으로 간주되는 모피가 불황기에 인기를 끄는 것은 기묘한 일이다. 그러나 올해 모피는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뿐 아니라 중저가대 영캐주얼브랜드까지 가장 많이 선보인 상품. 대부분의 여성복 브랜드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모피 물량을 늘렸다. 패션정보제공회사 퍼스트뷰코리아의 여성복팀 허유경 팀장은 "올 겨울엔 모피를 안 다룬 디자이너나 브랜드를 찾는 게 더 쉬울 정도"라면서 "1940~50년대를 연상시키는 복고풍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당시의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대표하는 상징으로서 모피가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 측면에서 모피는 더 젊고 화려해졌다. 일부 초고가 모피 전문브랜드에서는 여전히 무릎이나 종아리 길이의 중후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내셔널브랜드는 재키스타일의 깜찍한 7부 소매에 엉덩이를 살짝 덮는 A라인 재킷, 소매는 나팔 모양으로 풍성하게 펼쳐지면서 길이는 가슴을 겨우 가리는 볼레로, 어깨에 살짝 두르고 실크 리본으로 여미는 망토 등 귀엽고 캐주얼한 상품들이 주류다. 색상도 검정이나 브라운 일변도에서 탈피, 흰색 분홍색 녹색 하늘색 등으로 과감해졌다. 가격은 내셔널 브랜드 제품 기준 재킷이나 짧은 코트류가 300만~ 500만원선, 조각 원단을 이어 만들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스크랩(Scrap) 밍크 점퍼류는 100만~150만원대에 나왔다. 몸판과 칼라에만 모피를 덧댄 제품은 5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인조모피를 쓰는 브랜드가 거의 없다는 것도 올해 모피패션의 특이점이다. 베스띠벨리 디자인실 박성희 실장은 "90년대 후반 잠깐 인조모피가 뜬 적이 있지만 아무래도 인조모피는 고급스럽고 따뜻한 느낌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근엔 거의 쓰이지않는 추세"라고 말한다. 불경기도 패션욕구를 잠재우기는 역부족이라는 뜻일까? 퍼스트뷰코리아 허유경 팀장은 "요즘 젊은층은 모피를 신분이 아닌 개성과 트렌드의 표현도구로 인식한다"면서 "브랜드 지상주의자인 중년세대에 비해 젊은세대가 ‘가치 추구형’ 투자에 과감한 것도 불경기에 모피패션이 뜨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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