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약물로 정교하게 변조한 거액의 자기앞수표를 농협 창구에 제시하고 거액의 현금을 인출해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현행 금융조회시스템이 변조수표를 가려내지 못해 금융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3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와 의정부 농협에 따르면 지난달 6일 마감시간 직전 의정부 농협 J지점에서 S(60)씨가 5억원과 10억원짜리 변조 자기앞수표 2장씩 모두 30억원을 제시했다. 변조 자기앞수표는 금융조회시스템을 무사히 통과했으며 S씨는 이중 3억원을 현금, 10억원을 다른 자기앞수표로 교환하고 나머지 17억원을 농협 등 8개 금융점포에 분산, 예치했다.
농협은 다음날 자기앞수표를 검토하면서 잉크가 튀는 등 이상한 점을 발견했고 이어 이날 오후 인천의 한 벤처기업 직원이 인천 농협 B지점에 원본 자기앞수표를 제시하자 이 수표가 S씨의 수표로 둔갑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농협은 S씨가 각 은행에 이체한 돈 17억원에 대해 지급중지를 요청했지만 이미 13억원이 인출된 뒤였다. 경찰은 달아난 S씨와 일당 김모(48)씨를 수배하고 S씨에게 예금 계좌를 빌려준 C씨 등 3명을 상대로 공범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의정부=이연웅기자 ywlee@hk.co.kr
경찰 조사 결과 S씨는 금융거래를 이유로 인천의 벤처기업에게 자기앞수표 30억원을 발급 받도록 해놓고 이 수표의 발행날짜와 금액, 일련번호를 파악한 뒤 자신이 마련해둔 22만~35만원짜리 자기앞수표 4장을 이 수표와 비슷하게 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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