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 드라이어 부문에서 27년간 한 우물을 파온 중소기업이 세계적인 유통회사로부터 132억원을 유치해 공동으로 전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유닉스전자㈜(회장 이충구)는 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미국의 이·미용 전문 유통회사인 훠룩시스템(Farouk Systems U.S.A.)과 지분투자 계약체결 조인식을 가졌다. 이번 계약으로 훠룩시스템은 1,100만 달러(132억원)를 이 달 11일과 내년 2월말 두 차례에 걸쳐 납입한 뒤 유닉스전자의 지분 30%를 보유하게 된다. 전 세계 63개국에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훠룩시스템의 훠룩 샤미 회장은 이날 "유닉스전자가 가지고 있는 전자파 차단 및 음이온 기술은 미항공우주국(NASA)과 버금간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 같은 기술력과 훠룩이 가지고 있는 유통망을 연계하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닉스와 훠룩은 투자금과는 별도로 내년부터 현지 사업파트너와 각각 3분의 1씩 모두 1억 달러씩을 투자, 세계 6개국에 현지 합작 공장을 설립해 2, 3개의 독자 브랜드를 개발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안으로 멕시코 현지 합작공장(연산 50만개 규모) 가동에 들어가고 2, 3년 내에는 브라질(상파울로), 두바이, 중국 등에도 합작투자 공장을 설립할 방침이다. 제품 디자인·제조·생산·연구는 유닉스가, 유통·판매·마케팅은 훠룩시스템이 맡게 된다.
연 매출 500억원도 안되는 유닉스가 이처럼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은 독특한 아이디어와 특화한 기술로 헤어드라이어 시장을 선도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회사는 1978년 창립 이래 신기술 개발에 나서 지난 해에는 세계 최초로 95% 이상 전자파를 차단할 수 있는 헤어드라이어를 개발, 5개국에서 특허를 받았고 올해에는 여행객을 겨냥한 무게 190g에 10㎝ 크기로 컴퓨터 마우스만한 초경량 여행용 드라이어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이 회사는 국내 전문가용 미용실 시장의 60%, 일반 가정용 40%를 점유하는 등 국내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유닉스가 훠룩측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수출한 ‘CHI’라는 헤어 드라이어와 고데기는 올해 미국 전문 헤어 스타일리스트 7만5,000여명이 뽑은 최고의 헤어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필립스, 브라운, 내쇼날, 도시바 등 다국적 기업이 국내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는 등 세계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계약이 이뤄졌다"며 "이번 계약을 통해 글로벌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세계 최고의 브랜드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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