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005학년도 입시에서 처음 실시한 수시모집 ‘지역균형 선발전형’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어제 발표된 1단계 합격자 현황은 그동안 고질화한 서울대 합격생들의 지역편중 현상이 상당히 해소됐음을 보여 준다.전체 합격자 1,380명 중 서울지역 합격자 비율은 23.4%로 지난해 수시모집보다 14.8%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강남권 지역은 3.5%로 5.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군 지역은 7.5%로 3.8%포인트 늘어났다.
지역균형 선발전형은 고교별로 3명 이내의 추천을 받아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성적만으로 2~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80%)과 면접·구술고사(20%)로 뽑는 방식이다. 교육소외 지역 학생들의 대학 진학 기회를 늘려 주겠다는 취지에 걸맞게 내신 중심으로 선발했지만 그 의미는 적지 않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대 합격자를 한 명도 내지 못한 군이 60개에 달할 정도로 지역편중 현상은 심각한 문제였다. 이는 물론 성적 위주의 한 줄 세우기가 빚은 결과다. 그런 점에서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해 수능이나 다른 전형요소에서의 경쟁력은 떨어질지 모르나 잠재력을 가진 학생을 발굴하고자 하는 서울대의 시도는 바람직하다.
강남 등 일부에서는 ‘역차별’이라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지만 성적 위주의 선발은 정시모집으로 충분하다는 서울대의 입장은 설득력이 있다.
우리는 서울대가 국립대로서의 역할과 기능에 충실하려는 노력에 주목하며 이런 전형이 다른 사립대에도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007학년도부터 지방 출신, 저소득층 학생 비율 등 신입생의 다양한 지표를 대학들이 공개토록 한 대학정보 공시제를 도입키로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학력격차와 대입선발 방식 논란 속에서도 교육소외 계층에게 대학 문은 더 넓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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