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지난 아테네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태권도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땄으며 양궁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얻었다. 그러나 대만 언론들은 이 선수들을 국민적 영웅으로 치켜올리면서 메달을 받는 순간 대만 국기도 올라가지 않고 대만 국가도 연주되지 않는 데 대하여 분노했다.현재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은 약 1만4,000달러로 한국보다 약간 높고 세계에서 17번째로 큰 국내총생산 규모와 13번째로 큰 교역 규모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만은 올해 12번이나 유엔에 회원국으로 가입을 시도하였으나 번번이 좌절됐다.
올림픽에서 국기가 게양되지 않는 푸대접을 받는 것도 국제사회에서 이러한 대우를 받기 때문이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대만인들은 그래서 자주 울분을 토로한다.
한국을 대하는 그들의 감정도 비슷하다. 중화민국 장개석 국민당 정부는 1949년 대만으로 옮겨온 후에도 그 전부터 유지하던 한국과의 특별한 우호관계를 지속시켜 왔으나 그 후의 국제정세 변화로 92년 한국과 국교가 단절되는 사태를 맞이하였다. 그 후 한국은 유엔에 가입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지위를 높여 온 반면 대만은 국제사회로부터 차차 소원해지는 아픔을 겪어 왔다. 대만의 일부 인사들은 아직도 92년 우리가 마지막 순간까지 대만 측에 대하여 국교단절은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 중국과의 수교와 함께 대만과 국교를 단절해 버린 데 대해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대만인들에게 한국은 부러움과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하다. 대만에는 소위 한류라 하여 한국의 가수와 연예인들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으며 대만 텔레비전이 한국의 연속극이나 영화를 재탕, 삼탕으로 방영해도 시청률이 높다. 일부 대만 사람들은 한국 연속극을 보느라 잠을 설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한다. 한국의 드라마가 대만인들에게 인기를 얻게 됨에 따라 대만인들 사이에 한국의 음식, 복장, 생활양식,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 또한 매우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연간 27만 명의 대만인이 한국을 관광하며 한국에서 스키를 즐기고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지역과 제주도, 동해안 등을 여행하고 한국 박물관을 찾고 한국 음식을 즐긴다.
대만인들의 심정은 그만큼 복잡하다. 하지만 이들 대만인의 정서 속에 지금도 한류가 흐르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황용식 주대만대표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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