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오랜만에 ‘빅매치’가 열린다.‘1,000만달러의 사나이’로 등극한 비제이 싱(피지·사진 맨위)과 항상 왕좌에 목말라 있는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맨아래), 그리고 권좌를 빼앗겼지만 신혼의 단꿈에 빠져있는 과거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운데) 등 ‘빅3’가 골프 자존심을 걸고 대결을 펼친다. 무대는 4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이스트레이크골프장(파70·7,029야드)에서 열리는 PGA투어 마지막대회인 투어챔피언십(총삼금 600만달러·우승상금 108만달러).
이들은 8월20일 끝난 NEC인비테이셔널 이후 거의 3개월만에 맞대결을 펼치게 돼 세계 골프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싱은 1일 끝난 크라이슬러챔피언십에서 우승, 사상 첫 시즌상금 1,000만달러란 신기원과 함께 60년대 이후 우즈가 유일하게 기록했던 시즌9승(2000년)과 타이를 이루며 새로운 골프제국을 건설중이다. 하지만 싱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내친 김에 1950년 샘 스니드(미국·10승) 이후 맥이 끊겼던 두 자리 승수를 올려 ‘세계 최고’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최근 보여준 상승세라면 싱의 목표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싱은 "승리는 계속될 것"이라며 ‘10승달성’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에 맞서는 우즈의 각오는 처절할 정도다. 지난 달초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을 즐기느라 한달 이상 대회에 나서지 않았던 우즈는 그 새 세계랭킹이 3위까지 밀렸고, PGA투어 상금랭킹은 4위까지 떨어져 이번 대회로 명예회복을 노리겠다는 다짐이다. 상금과 승수 경쟁에서 싱을 따라 잡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황제’로서의 자존심은 지키겠다는 것.
만년 2인자인 엘스의 투지도 그 어느 때 보다 강하다. 한때 싱과 함께 세계 1위를 다퉜던 엘스도 싱이 출전했던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당당히 우승, PGA투어 상금랭킹 30위 이내 선수만 출전하는 이 대회에서 다시 한번 싱과 우즈를 꺾겠다는 각오다. ‘탱크’ 최경주(34·슈페리어)도 2002년에 이어 3년 연속 출전, 상위 입상을 노리고 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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