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위를 주름잡는 농구호걸의 바구니 쟁탈전이 펼쳐진다. 미 프로농구(NBA) 2004~05시즌이 3일(한국시각) 6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휴스턴 로키츠, LA 레이커스-덴버 너기츠, 댈러스 매버릭스-새크라멘트 킹스 등이 첫 포문을 연다.춘추전국이 따로 없다. 신생 샬럿 밥캐츠(동부)가 창단 깃발을 꽂은 데 이어 뉴올리언스 호네츠가 서부에서 동부로 천도해 올 시즌은 동·서부 컨퍼런스 각각 15개 팀씩 균형을 맞췄다. 이들은 5개 팀 6개 지구로 나눠 팀 당 82번의 전쟁(지구 팀 4경기, 타 지구 팀 3~4경기, 상대 컨퍼런스 팀 2경기씩)을 치른다. 최종목표는 농구 천하통일이지만 1차 목적은 각 컨퍼런스에 8장 배정된 포스트시즌행 티켓이다.
강호는 동부는 높고 서부는 평평한 ‘동고서준(東高西準)’의 형국이다. 동서 모두 삼웅(三雄)이 돋보인다. 동부엔 지난 시즌 챔피언 ‘언더독’ 디트로이트가 여전히 강성하다. 디트로이트는 14년만에 천하를 제패하며 서부에 5년 동안 머물던 ‘우승반지’를 되찾아왔다. 3년 연속 용상에 오른 서부의 ‘맹주’ 레이커스를 4승1패로 격파한 터라 디트로이트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통일의 일등공신 라시드와 벤 등 ‘월리스 브라더스’가 수성을 다짐하고 있다.
‘공룡센터’ 샤킬 오닐을 등용한 마이애미 히트의 돌풍도 만만치 않다. 허벅지 근육통을 털고 일어난 오닐은 11회 NBA 올스타답게 시범경기에서 2년차 가드 드웨인 웨이드와 찰떡궁합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최다승(61승)을 하고도 동부 2인자에 머물렀던 인디애나 페이서스 역시 저메인 오닐과 론 아테스트를 선봉에 세워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막강 주력포(오닐)를 떼준 맹주 레이커스 왕조의 화력이 약해진 서부는 군웅할거가 예상된다. 레이커스는 맹장 코비 브라이언트가 본진을 맡아 라마 오돔, 브라이언 그랜트, 캐론 버틀러 등 ‘이적생 3인방’과 더불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레이커스가 주춤한 사이 서부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팀은 단연 휴스턴이다. ‘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229㎝)이 건재한데다 2년 연속 득점지존 트레이시 맥그레이디(203㎝)까지 가세해 높다란 ‘두개의 탑’을 세웠다. 포인트 가드 스티브 프랜시스의 빈자리가 커보이는 게 흠이다. 두 명의 ‘아테네 영웅’이 버티고 있는 샌안토니오 스퍼스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조국 아르헨티나에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슈팅가드 마누 지노빌리와 미 드림팀 주장을 맡았던 팀 던컨이 우승을 합작하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정규시즌 MVP 케빈 가넷이 진두지휘하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카멜로 앤서니가 뛰는 덴버 등도 복병이다.
득점왕 경쟁 역시 ‘코비-샤크-티맥’ 등 3강 구도가 될 전망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와 오닐(마이애미)은 팀이 갈려 ‘나 홀로 플레이’를 하는 덕에 평균 득점이 5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맥그레이디(휴스턴)는 득점왕 3연패를 노린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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