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내년 10월 독일에서 치르는 ‘2005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북한의 평양교예단이 초청된다. 남과 북 만남의 이벤트로 주빈국 조직위원회(총감독 황지우)가 기획한 것으로 조직위 공연예술 기획을 맡고 있는 이윤택(국립극단 예술감독) 씨 등이 제안해 확정됐다.도서전 행사장 정면에 있는 아고라 광장에 초대형 천막을 가설, 북측의 공중곡예단과 남측의 지상 퍼포먼스 팀이 한 자리에서 공연한다는 것이다. 이 행사는 국립국악원의 궁중음악 ‘수제천’ 공연과 독일 헤센방송국에서 열릴 안숙선 판소리 공연 등 부대행사의 하나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씨는 "북한의 공중곡예와 우리의 링, 저글링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서커스 문화가 발달한 독일의 한복판에서 남과 북이 함께 하는 공연은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빈국 조직위측은 평양교예단 참가 인원을 약 30명 선으로 잡고, 독일측 조직위를 통해 초청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단 일각에서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많다.
출판업계 불황으로 출판계 인사와 국내 문인들조차 경비부담을 느껴 행사 참관을 꺼려 하는 마당에 큰 돈(10억원 정도로 알려짐)을 들여가며 ‘웬 평양 서커스냐’는 것이다. 한 인사는 "국제도서전 행사에 까지 남북관계를 끌어들여 예산을 쓰는 것은 어처구니 없다"며 "모자라도 우리 것으로 치르는 것이 정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북한 문단의 참가나 도서 출품에 도움을 주는 것은 모르겠으나, 교예단을 끌어들이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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