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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노인과 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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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노인과 性

입력
2004.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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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민족의 생활규범인 탈무드는 섹스를 ‘생명의 냇물’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냇물은 사나워져 홍수를 가져오고 온갖 것을 파괴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상냥하게 온갖 것들이 열매를 맺게 하며 이 세상에 유익함을 가져다 준다고 성(性)의 양면성을 설명한다.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여기저기서 성 담론이 활발하다. 부작용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후퇴할 수도 없고 강행하는데 문제도 적지 않아 태고 이래 그랬던 것처럼 성은 계속 문젯거리로 남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보다.■ 한국노인문제연구소장인 홍미령 경희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최근 한 세미나에서 ‘제2의 성 혁명’ 도래를 예고했다. 홍 소장은 급속한 고령화로 ‘100세 장수시대’가 머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노인 자신이나 사회 전체의 관심을 단지 장수에만 둘 것이 아니라 노후생활의 질로 넓혀야 한다며 "노인의 성 문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노인복지정책도 경로연금 지급이나 복지시설 확충 등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노인의 성’문제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 70대 부부의 실제 성생활을 담은 영화 ‘죽어도 좋아’는 우리가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던 노인의 섹스에 관한 우리 사회의 몰상식을 깨는데 큰 역할을 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일반 국민정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제한상영물로 판정하는 바람에 일반 영화관에서는 상영되지 못했지만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상당수가 영화 ‘죽어도 좋아’는 아주 특별한 예로 대다수 노인들이 성과 담을 쌓고 여생을 보내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나서서 외치지 않아서 그렇지 노인들은 성을 갈구한다.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설문조사에서 남녀 가리지 않고 절반이상이 성생활을 하고 있으며, 성생활이 건강에 좋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 반응은 나이가 들면 서서히 감퇴하기는 해도 결코 완전 소실되지 않아 갱년기 이후에도 성생활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따라 80세까지도 성욕은 보존된다는 것이 의학계의 상식이다. 성악가 파바로티는 68세에 34세 연인과 사이에 딸을 두었고 장 폴 벨몬도는 70세에, 찰리 채플린은 73세에, 안소니 퀸은 80세에 아이를 생산했다.

방민준 논설위원실장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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