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국회 파행 닷새째인 1일 한나라당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며 "국회로 돌아오라"는 메시지 전달에 치중했다.이날 대야 공세 수위는 눈에 띄게 낮아졌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민생 개혁법안 처리는 국민의 명령이자 국회의원의 의무"라며 "한나라당이 이념논쟁을 그만 둔다면 밤을 새서라도 야당과 대화하고 토론하겠다"고 말했다. 이부영 의장 역시 "한나라당은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은 야당으로서 국민을 바라보며 좀 더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경제 살리기의 중요성에 대해 여야 모두 공감하는 만큼 어서 빨리 동참하라"며 촉구했다.
한나라당의 색깔 공세에 물러설 수 없다며 목청을 높이던 개혁 성향 의원들도 거들었다. 우상호 의원은 "극한 대치가 계속되면 양당 모두 큰 출혈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일단 국회 문을 열고 그 안에서 조금씩 양보할 부분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인 의원은 "꼭 이해찬 총리의 사과를 대정부질문 참여의 전제로 내세울 필요가 있느냐"며 "한나라당은 대 정부질문을 통해서 이해찬 총리를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비판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국회를 걷어차고 나간 것은 한나라당"이라는 점을 부각해 압박을 가함으로써 등원을 유도하려는 전략이다.
지도부는 동시에 한나라당과의 접촉에도 적극성을 보였다. 31일 밤 천 원내대표가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2시간 동안 회동, 타협을 모색한 데 이어 이날도 다양한 채널의 대화를 타진했다.
천 대표는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 출연, "한나라당이 색깔 공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동시 사과를 거듭 제안했다.
우리당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지도부와도 접촉을 계속했다. 한나라당이 ‘장기 결석’할 경우 민노당·민주당을 끌어들여 의사일정을 진행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원내 대표단의 한 의원은 "3당간에 개혁입법 처리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공조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그럴 경우 부담은 한나라당으로 쏠리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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