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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에 한순간 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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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에 한순간 쪽박

입력
2004.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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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 설립 연예계 큰손이…20代 창업대박 청년재벌이…명문대 최고위과정 재력가가…해외 카지노와 국내 사설 카지노 등에서 수백억원대 도박을 한 부유층 인사들이 검찰에 잇따라 적발됐다. 이들은 국내외 특급호텔에 머물며 초호화판 도박세계에 빠져들었다 대부분 가산을 탕진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이경재 부장검사)는 환치기 수법으로 거액을 해외로 빼돌려 도박을 한 국내 유명 연예기획사 전 대표 한모(41)씨 등 6명을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유명 식음료업체 대표 김모(30·다른 건으로 구속)씨 등 8명을 추가 기소 또는 불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사설 카지노 개설한 연예계 큰손=폭력조직의 자금책 출신으로 강남 유명 나이트클럽을 운영했던 한씨는 한때 대형 연예기획사를 설립하고 유명 음악전문 케이블 채널을 인수하면서 연예계의 큰 손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인물.

2002년 11월부터 마카오 카지노를 들락거리며 ‘바카라’ 도박에 손대기 시작한 그는 아예 국내에 불법 도박장을 개설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씨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의 한 특급호텔 25평짜리 방 두 개를 터서 마련한 사설 카지노는 전문 관리자와 여성딜러 2명을 임시 고용하고 최고급 양주를 준비하는 등 실제 카지노와 똑같이 운영됐다.

이곳에서 강남의 유명 사채업자와 사업가 등이 1회 최저 500만원에서 최고 1억원의 판돈을 건 바카라 도박을 즐겼으며, 3일 동안 열린 카지노 개설비용만 1,000만원에 달했다.

자신도 해외 카지노에서 수십억원을 날린 한씨는 현재 회사 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추가 조사를 받고 있다.

◆하루 아침에 날아간 성공신화=명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대학 4학년 때 신촌에 빙수가게를 차린 것을 계기로 빙수전문점 체인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신화를 일군 김씨가 도박의 늪에 빠진 것은 2002년 중순 인터넷에서 강원랜드 광고를 접하면서부터.

‘젊은 사업가가 정신없이 돈을 쓰고 다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김씨 주변에 조직폭력배들이 꼬였고 이들에 이끌려 김씨는 마카오와 국내 사설 카지노 등을 찾았다. 한푼 두푼 시작한 판돈은 1회 최고 5,000만원으로 올랐고, 결국 80억원을 날렸다. 김씨는 도박빚을 메우기 위해 투자금 10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고, 최근 도박죄로 추가 기소됐다.

◆‘타짜’에 걸려든 ‘봉’=건설시행사를 운영하는 재력가 A씨는 모 유명 사립대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만난 모발관리회사 대표 손모(47)씨의 유혹으로 도박에 빠져들었다.

외제 승용차를 타고 일주일에 서너 차례 골프를 치는 등 잘 나가는 부동산업자 행세를 하면서 A씨에게 접근한 손씨는 5개 대학의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하면서 사기도박 대상자를 물색하던 속칭 ‘타짜’였다.

A씨는 손씨와 골프를 함께 친 후 특급호텔로 옮겨 ‘도리짓고땡’, 포커 등의 노름에 손을 댔지만, 그곳은 카드순서가 사전에 조작된 속칭 ‘탄’이 들어간 사기도박판이었다. A씨는 13차례 만에 200억원을 날렸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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