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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더니…" 충격의 열도

입력
2004.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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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이라크 인질 생사여부 오락가락*자위대 파병기간 연장 반대여론 세질듯

"최악의 결과다." 31일 오전 일본인 인질 고다 쇼세이(香田證生·24)의 ‘참수 사망’을 발표하는 마치무라 노부다카(町村信孝) 외무장관의 표정과 어조는 침통했다. 총리관저의 위기관리실에 출근해 보고를 받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참으로 안타깝다"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의 안이한 대처에 대한 비난은 지금부터가 시작인 것으로 보인다.

◆생사 혼란=일본 정부는 이에 앞서 30일 하루종일 고다의 생사 여부를 놓고 엇갈린 발표를 하는 혼란을 겪었다.

이날 새벽 3시께 외무성은 "신체특징이 고다를 닮은 시신을 미군이 바그다드 북부 바라드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일본 TV들은 ‘시신 발견’으로 긴급 뉴스를 내보냈고 신문들은 호외를 냈으며 외무성은 가족들에게도 이 같은 정보를 전달했다. 그러나 오후 3시께 "쿠웨이트로 이송된 시신을 일본대사관 의무관이 검시한 결과 일본인이 아니었다"고 번복했다.

민주당, 공산당 등 야당들은 즉각 "정부의 정보관리가 엉망진창이다", "인명이 걸린 문제는 사실에 근거해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고이즈미 총리도 "진위가 확실치 않은 정보에 휘둘리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짜증 섞인 지시를 관계 부처에 내렸다.

"희망이 살아났다"고 기운을 냈던 가족들은 31일 사망을 최종 확인했다는 외무성의 연락을 받고 한동안 망연자실했다가 "이라크 사람들에게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자위대 파병 연장 논란=이번 사건으로 12월 14일로 만료되는 자위대 이라크 파견기간을 1년 연장하려는 일본 정부의 방침을 놓고 상당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견연장 방침을 묵인할 것으로 보였던 연립여당 공명당이 "재검토"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고, 제1야당 민주당은 테러에 굴복하는 자위대 철수에는 반대하지만 파견기간 무조건 연장에도 반대한다는 당론이다.

최근 자위대 주둔지 사마와에 대한 박격포 공격이 늘고 있는데다 내년초 사마와 치안유지를 맡고 있는 네덜란드군이 철수할 예정이어서 순수 인도지원을 해온 자위대에 자체 경비부담과 테러 위험이 커진다. 파견연장이 결국은 관철되겠지만 정치권과 언론의 상당한 비판론을 피하기는 어렵다.

민주당 등 야당은 "미·일간에 이정도 정보도 공유하지 못하냐"라고 일제히 비난하면서 근본적인 원인은 고이즈미 정권의 미국에 대한 추종외교에 있다고 전선을 확산시켰다. 민주당의 한 간부는 "원래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는데도 일본정부는 미국을 따라 맹목적으로 전쟁에 뛰어들었다"면서 "이번 사건도 미국 외에 현지 정보 채널을 갖지 못하는 바람에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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