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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패션사진 예술로 부활하다/ 유명작가들 미공개 B컷 모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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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패션사진 예술로 부활하다/ 유명작가들 미공개 B컷 모아 전시

입력
2004.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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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화보, 광고를 통해 접하는 패션사진에는‘선택과 배제’라는 공식이 숨어있다. 최종적으로 일반에 공개할 한 컷을 건지기 위해 사진작가는 수십 장을 찍어야 하고, 그 한 컷을 제외한 나머지는 선택의 과정에서 누락돼 작업실 한켠에 방치된다. 기술적 이유에서든, 상업성이 떨어져서든 선택 받지 못한 사진들을 우리는 ‘B컷’이라고 부른다.대림미술관이 10월 23일부터 열고 있는‘패션사진B-b컷으로 보다’전은 현재 활발히 활동중인 패션사진작가 김동율 김상곤 김우영 김현성 박경일 변순철 양현모 한홍일 8명의 미공개 B컷으로 꾸민 사진전이다. 상업적 이해논리를 최우선의 기준으로 하는 패션사진의 속성상 배제된 사진들이 오히려 작가의 스타일을 자유롭게 표현한 수작인 경우가 많다.

스타일이 멋진 전화기를 사이에 두고 있는 남녀모델을 담은 김동율의 사진은 사보용으로 지나치게 패션너블하다는 이유로, 김현성의 것은 패션 화보용으로는 옷의 노출이 적어서, 여성모델이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고 있는 순간을 포착한 변순철의 것은 노출이 심해서, 양현모의 사진은 촬영 스태프가 모델과 너무 가까이에 붙어 있어서 B컷이 됐다. 김우영 작품은 배우 고수와 남성듀오 듀크 등 대중 스타들을 담았으나 기술적 이유로 공개되지 못한 사진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박경일은 촬영 사이 모델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찍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상업성이라는 현실 논리로부터 자유로운 B컷 사진들을 통해 좀더 자유롭고 실험적인 패션사진의 가능성을 엿보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관람객으로서는 궁금증에 가깝던 패션사진 촬영 현장의 뒷이야기를 듣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2005년1월16일까지. (02)720-0667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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