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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우는 서민들 "재테크 여유도 없다" 개인연금 만기연장 20%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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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우는 서민들 "재테크 여유도 없다" 개인연금 만기연장 20% 뿐

입력
2004.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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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자금 여유가 부족해진 서민들이 만기 연장이 유리한 연금 상품도 불입기간이 끝나기가 무섭게 해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1일 5개 시중은행에 따르면 6월20일 첫 개인연금신탁 지급이 시작된 이후 최근까지 만기를 맞은 1만1,345개의 계좌 중 만기를 연장한 계좌 수는 2,263개로 만기연장 비율이 19.9%에 불과했다. 만기가 돌아온 가입자의 80% 이상이 ‘즉시 지급’을 선택한 셈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5,542개 중 1,234개로 22.2%, 조흥은행이 1,772개 중 326개로 18.3%, 하나은행이 1,480개 중 269개로 18.1%의 만기연장 비율을 기록했다. 제일은행은 1,351개 중 193개(14.2%), 외환은행은 1,200개 중 269개(22.4%)의 계좌가 만기를 연장했다.

10년 동안 일정액을 적립하면 만 55세 이후부터 원금과 이자를 연금으로 지급 받는 개인연금신탁은 만기일에 연금지급 신청을 할 수도, 만기를 연간 단위로 연장할 수도 있으나 은행권에서는 만기 연장이 유리하다는 조언이 대세였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의외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비과세와 소득공제 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상품이라 여러 모로 연장이 유리하다"며 "각 은행도 정책적으로 지침을 하달하면서까지 만기 연장에 관심을 기울였는데 실적이 너무 저조하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경기 침체로 서민층 가입자들의 만기 연장 여력이 적어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입자들의 상당수가 당장 돈이 필요해 어쩔 수 없이 연금 지급을 신청하고 있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일단 돈을 손에 쥐고 보자는 심리도 일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제일은행의 경우 계좌수 별 만기연장 비율은 14.2%에 불과했지만 금액으로는 43%(320억원 중 138억원)에 달해 소액 납입자들이 연금 지급을 더 많이 원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판매 초기 연 15%를 상회하던 수익률이 최근 4%대로 떨어졌다는 점도 인기 하락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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