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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로 치료…心身의학 바람/의사들이 요가에 푹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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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로 치료…心身의학 바람/의사들이 요가에 푹 빠졌다

입력
2004.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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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요가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환자치료에 요가를 접목하는 의사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들은 첨단의학에선 해결하지 못하는 몸과 마음의 종합적인 치료를 기대하는 의사들이다. 심신의학의 매력에 푹 빠진 의사들로부터 요가의 참뜻을 알아본다.●요가로 치료… 心身의학 바람

(1)이규진 신경통증클리닉 원장

이규진 원장(마취통증과 전문의)은 자신의 클리닉 안에 요가원을 부설하는 등 요가를 통해 질병 치료의 업그레이드를 꿈꾸는 의사이다. 지난해엔 인도 히말라야 대학병원내 요가원을 찾기도 했다. 요가경력 4년째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20여명이 회원으로 있는 한국임상요가학회의 회장이기도 하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요가원에서 이규진 원장, 그의 클리닉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강준한 미국 척추교정(카이로프래틱) 전문가와 요가강사 송혜신씨를 함께 만났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요가원에 들어서자마자 ‘몇 개월 코스냐?’는 질문부터 하지요. 요가를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가는 몇 개월 만에 완성되는 게 아니고, 평생 수양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 원장이 생각하는 요가의 의미는 무엇인가. "요가는 마음의 평화를 얻어가는 과정이지요. 궁극적으론 영혼의 완전한 자유를 추구합니다. 나 자신을 바라보면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되고, 생각을 비우는 단계에 접어들면 잡념이 사라지고 평상심과 행복감을 얻게 되지요."

그는 "이런 행복감을 느끼려면 열심히, 꾸준히 해야 가능하다"면서 "요가를 처음 시작한 사람은 몸의 변화에 너무 큰 기대를 갖지 말라"고 당부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고, 요가의 참 맛을 느끼기도 전에 중도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급한 성격인 탓인지, 100명이 요가를 시작하면 6개월 이상 넘기는 경우가 한 두명 될까말까 합니다. 요가를 통해 땀이 촉촉하게 나면서 이완되는 자신만의 미묘한 행복감을 얻으려면 적어도 6개월은 지나야 가능합니다." 처음부터 욕심 부리지 말고, 천천히, 쉬운 동작부터, 규칙적으로 하라는 것이다.

이원장은 "요가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요가가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데다, 운동이 과격하지 않고,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잘못된 부분을 잡아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스트레칭도 잘못하면, 오히려 몸에 무리를 가게 하고, 다치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요가의 동작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다 좋습니다. 하지만 특정질환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몸에 맞는 스트레칭 방법을 처방 받아야 하지요. 흔히 허리 아픈 사람이 요가를 하면 좋다는 말을 듣고, 요가를 잘못 하다간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허리디스크 환자냐, 단순한 요통 환자냐에 따라 요가 운동법도 달리 처방돼야 한다는 것이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굴곡동작을 피해야 하지만, 후관절 증후군(요통) 환자는 오히려 앞으로 굴곡동작을 취해야 하지요. 이처럼 몸의 상태에 따라 좋은 동작, 나쁜 동작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는 요가의 가장 큰 장점으로 ‘몸 쏠림 현상’을 교정하는 효과를 꼽는다. "생활 속에서 우리 몸은 불균형한 상태로 바뀌기 쉽습니다. 우리 몸이 어느 쪽으로 주로 쏠리는지 관찰하고, 이를 되돌려 주는 운동이 요가입니다"라며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서서 하는 아사나(체위)를, 서서 일하는 사람에겐 앉아서 하는 아사나를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아사나 수련을 거치면서 몸이 부드러워지고 호흡이 가지런해지면 저절로 마음이 고요해진다"면서 아사나-호흡-명상이 요가수련의 3요소라고 말했다.

"마음이 편안하게 되면, 세상 역시 편안하게 바라보게 되고, 마음 속의 화까지도 다스릴 수 있게 되지요." 물결 이는 호수의 수면이 고요해지면 우리는 수면에서 파란 하늘의 구름까지도 볼 수 있다. 요가를 통한 깨달음의 경지가 바로 이렇다는 것이다.

(2)정양수 꽃마을 한방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정양수 꽃마을 한방병원 가정의학과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요가에 입문한지는 2년 안팎이지만, 최근 ‘몸꽝 주치의를 위한 요가 24시’라는 CD를 제작하는 등 그 누구보다도 요가의 전파에 열정적인 의사이다. 그는 환자에게 바른 생활 습관을 권하려면, 의사 스스로 자신의 몸과 마음부터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요가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휴(休)’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힘들게 하는 요가가 웬‘휴’냐고 의아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요가는 마음의 평화를 얻어가는 과정이지요. 바쁜 일과 중에 잠시 자신을 동작을 통해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항상 바쁜 날을 보내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운동이지요."

그는 자세교정뿐 아니라 마음습관까지도 바꾸는 요가를 시도하고 있다. "흔히 요가를 운동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마음습관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음운동이라고 부르고 싶어요."그가 생각하는 바른 요가는 첫째 바른 호흡법으로 동작하고, 둘째 어렵고 안 되는 자세를 억지로 하지 말고 바른 자세로 무리하지 않게 하는 것, 셋째 자신을 바라보면서 깨어 있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6월 현재 60만명, 연말이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는 요가인구의 증가는 가히 폭발적이다. 그는 "잘못된 요가는 자칫 몸이 굳어 있는 초보자들에게는 몸을 망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본인과 잘 맞는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좋은 스승이란 어떤 스승일까? 정원장은 "본인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동작을 가르쳐 주고, 배운 동작을 혼자서도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도움 줄 수 있는 분"이라고 정의한다.

"요가는 스트레칭과 같은 유연성운동이기도 하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기도 하므로, 마음을 잘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스승을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좋은 스승이라는 생각이 들면 3개월 이상, 1주일에 3회 이상, 하루 30분이상 꼭 요가수련을 하는 333 운동법칙을 유지하도록 하세요."적어도 3개월은 배워야 집에서도 혼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에게 운동하라고 권했을 때 운동하지 않는 사람들중 열에 아홉은 ‘시간이 없어’못한다고 합니다. 운동은 따로 시간을 내 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것이죠. 운동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것이고, 설령 시간을 일부러 내야 하는 종목이라 하더라도 일과중 중요하지 않는 일은 가지를 쳐 없애서라도 운동을 위한 시간을 따로 비워두라고 권합니다. 요가는 하루 일과 중 틈틈이 하기에 가장 적합한 운동이죠."

그는 요가를 완성하려면 운동과 마음 습관 뿐 아니라, 식습관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야채와 과일을 많이 드세요."

송영주 의학전문 대기자 yjsong@hk.co.kr

1.양 발을 모으고 똑바로 선 채 합장한다.

2.숨을 들이쉬면서 하늘을 쳐다보듯 상체를 뒤로 젖힌다.

3.숨을 내쉬면서 상체를 앞으로 깊게 구부린다.

4.양손바닥을 양발 옆에 갖다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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