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의장 "與에 좌파 있으면 고발해라"*한나라 "좌파 오해받을 정책 포기를"
이해찬 국무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을 둘러싼 국회 파행과 여야간 대치국면이 해결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를 파면할 때까지 국회 거부를 지속한다는 입장인 반면 열린우리당은 좌파 공세 중단과 사과를 요구하며 역공을 강화하는 등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양당은 일요일인 31일에도 긴급기자회견과 성명전으로 맞섰다. 우리당은 단독으로 대정부 질문을 하는 방안을, 한나라당은 장외투쟁을 검토 중이라고 언론에 흘리며 상대방 ‘기 꺾기’를 시도했다. 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가 심야에 회동, 협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는데는 실패했다.
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기자회견에서"정부와 여당이 반미·친북·사회주의 정권이라고 한 말을 시정하지 않고서는 대화하기 어렵다"며 "정부 여당에 좌파나 주사파가 있다면 당장 고발하라"고 주장했다. 민병두 기조위원장은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은 단독으로라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임태희 대변인은"이 총리의 발언은 야당을 넘어 국회와 국민, 헌정질서 자체를 무시한 것으로 성의 있는 조치가 있기 전까지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정현 부대변인은"좌파가 소신이 아니라면 오해를 받을 정책을 포기하고, 좌파정권이라면 떳떳하게‘커밍아웃’하면 된다"고 좌파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그러나 강경대치 국면은 1일 양당의 의원총회가 장기화 여부를 판단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당장 양측의 당내 기류는 강경 목소리가 주류지만, 구태를 답습하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이 갈수록 거세지고, 마냥 대치국면을 계속할 수 없는 약점들을 서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4대 개혁법안 처리와 예산심의를 완료해야 되는데다 재보선 참패와 함께 이 총리 발언을 계기로 야기된 당내 이견으로 인한 노선투쟁의 가능성 제기 등 내우외환이 그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도 이 총리 발언의 사전 대비 미숙에 따른 지도부에 대한 성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야당의 몫인 대정부 질문을 포기할 경우 민생 외면의 책임을 덮어써야 할 우려가 높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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