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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軍內 왕따’국방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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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軍內 왕따’국방장관

입력
2004.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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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이 최전방 철책선을 절단하고 월북했다는 ‘믿기지 않는’ 국방부 발표가 있은 다음날인 27일. 기자실에 들른 윤광웅 국방장관은 "전문가가 판단한 것이니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기자들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물증을 요청하자 윤 장관은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게 현장 공개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남대연(육군 준장) 공보관이 쏙 끼어 들었다. (유엔사령부와는 상관 없는데도) 유엔사와의 협의 문제 등을 들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윤 장관은 이 모습을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었다. 결국 장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현장 공개는커녕 사진 1장 제공되지 않았고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의 고교 선배로 소위 ‘실세’ 로 통한다는 국방장관의 말이 통하지 않은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의 ‘정중부의 난’ 발언 의혹을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린 뒤 윤 장관은 허위 소문의 진원지를 파악하라고 지시했지만 군에선 "혼란만 초래한다"며 유야무야했다.

윤 장관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국·실장급 이상의 민간 전문가 채용도 육군 등의 반발로 규모가 3분의1로 줄고 시행 시기도 미뤄지고 있다.

윤 장관의 육·해·공 3군 균형발전 방안에 대해서는 더욱 노골적인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장관이 선진국의 국방 운영 사례를 벤치마킹하라고 하면 일선에선 "비현실적"이라는 뒷말이 곧바로 튀어나온다. 심지어 해군 출신 장관을 제쳐두고 또 다른 보고 라인이 움직인다는 소문도 들린다.

군이 조직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개혁 장관을 왕따시키면서 의혹을 숨기는 사이 우리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김호섭 사회부 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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