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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재미있는 청소년 교양서적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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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재미있는 청소년 교양서적 봇물

입력
2004.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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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나 동화에 떠밀려 설 자리를 찾지 못하던 청소년 교양물 출간이 부쩍 늘고 있다. 대종을 이루는 것은 쉽게 읽는 철학이나 논리학, 상식을 넓혀주는 과학개론서 쪽. 둘 다 학교교육과 전혀 무관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교양을 늘려가는 데 도움이 된다. 이번 주에만 이런 책이 여러 권 나왔다.청소년 철학교육 전문가라는 캐나다 디폴대 데이비드 화이트 교수가 쓴 ‘열세살의 논리여행’(고정아 옮김·해냄 발행)은 초등 고학년 이상 아이들의 논리적인 사고력을 길러주기에 딱 좋은 책이다. 모두 40가지의 약간 엉뚱해보이는 질문을 던진 뒤, 어떤 답이 가능한지, 그리고 철학사에 이름을 남긴 학자들은 어떤 논리를 가지고 그 질문에 답했는지를 소개한다. 예를 들어 ‘나의 친구는 몇 명일까’라는 질문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등장해 ‘우정은 유용성과 즐거움, 도덕성에 기반한다’는 답을 내놓는가 하면,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올까’라고 묻고, 하이데거의 과학기술 이론을 소개하는 식이다. 책에 등장하는 29명의 철학자들은 대부분 서양학자들이지만 공자나, 마틴 루터 킹처럼 인종차별에 반대한 운동가도 포함됐다.

일본의 고등학교 윤리·사회 교사 아라키 키요시가 쓴 ‘교양으로 읽는 17인의 필로소피’(정성호 옮김·드림원 발행)는 플라톤, 아우구스티누스, 데카르트, 로크, 라이프니츠, 헤겔, 마르크스, 니체, 베르그송, 사르트르, 비트겐슈타인 등 중요한 서양철학자의 사상을 요약·정리해 보충 교재로 보기 좋다.

과학쪽에서는 ‘중고생을 위한 과학 교과서 119’(타키자와 미나코 지음·정윤아 옮김·파라북스 발행)의 재미가 그만이다. 다람이와 아람이라는 다람쥐가 과학관련뉴스 중 궁금했던 것을 물으면 답하는 형식. 도토리를 구워 먹으려던 다람이가 비닐봉투 태운 연기를 맡고 "윽! 냄새! 숨을 쉴 수가 없어!"라고 불평하면, 그게 다이옥신 때문이고, 다이옥신이 인체나 환경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설명한다. 지구환경 문제, 유전자 등 생명과학의 현주소, 우주개발, 극미세기술인 나노테크 등을 주제로 잡았다.

미국 교사 데일 칼슨이 쓴 ‘틴 사이언스’(이한중 옮김·휴머니스트 발행)는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지구의 탄생, 인간의 진화, 유전자와 인간의 몸, 동물행동학과 지구의 환경 등에 대해 두루 설명한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 등을 넘나들어 주제가 다양하면서도 생활과 연관 지어 이야기를 풀어가 지루하지 않다. 의료, 과학 분야에서 제기되는 윤리적인 문제도 소개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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