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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세 노인 처음 쓴 소설로 굴지의 문학상/뒤 부셰롱 ‘짧은 뱀’아카데미 프랑세즈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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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세 노인 처음 쓴 소설로 굴지의 문학상/뒤 부셰롱 ‘짧은 뱀’아카데미 프랑세즈賞

입력
2004.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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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프랑세즈(프랑스 한림원)는 28일(현지시각) 올해 아카데미 프랑세즈상 소설 부문 수상자로 부셰롱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수상작은 중세 설화 형식의 132쪽짜리 작은 소설 ‘짧은 뱀(Court serpent).’ 스칸디나비아반도 주변을 무대로 풀어나간 가상 역사물로 중세 유럽인 가운데 일부가 그린란드를 닮은 북대서양의 동토(凍土)로 이주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평론가들은 유럽에서 외세의 간섭과 민족 간 문화적 충돌로 초래되는 사태를 상징화한 작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상금은 7,500 유로(약 1,200만 원).이 작품은 최종 심사에서 크리스티앙 콩바의 ‘불 같은 사자’, 마리 니미에의 ‘침묵의 여왕’을 제치고 영광을 차지했다. 최종심사에서 콩바(4표)와 니미에(9표)를 제치고 15표의 지지를 받았으니 문학적 성취에 대한 평가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뒤 부셰롱은 1928년 7월 18일 파리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최고 명문인 파리정치대학과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하고 여러 분야 업체에서 고위 임원으로 일하다 94년 은퇴했다. 아에로스페시알 항공사에서는 세일즈 매니저 등으로 20년간, 알카텔에서는 지사장으로 15년 동안 일했고 텍사스고속철도사에서 은퇴했다. 첫 작품이 공쿠르상, 페미나상과 권위를 다투는 문학상을 받아 화제가 됐지만 신인인 탓인지 자세한 이력은 알려지지 않았다.

사실 이 책은 지난 9월 30일 출간 때부터 ‘사고 칠’ 가능성을 안고 있었다. 원고는 몇 달 전 우편으로 갈리마르 출판사에 도착했다. 갈리마르는 프랑스 최고의 출판사로 프랑스어 문학만해도 시, 장편소설, 단편집 등 연간 1만 건 정도의 원고가 들어온다. 이 가운데 엄선된 400종 정도만이 출간된다. 발행작품 가운데 신인의 것은 10~20편에 불과하다. 갈리마르에서 출판됐다는 자체가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영어 번역본이 아직 안 나온 상태라 예단은 어렵지만 ‘반지의 제왕’ 수준의 인기를 끌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수상작 '짧은 뱀'은?

옛날 중세에 아주 먼 동토로 떠난 유럽인들이 있었다. 이들은 희망과 생존을 찾아 떠난 것이었다. 그러나 수백 년이 지났건만 그들에 관해 아무 소식도 들을 수 없었다. 궁금증이 커지면서 14세기 말 마침내 한 성직자가 ‘짧은 뱀’이란 이름의 배를 타고 그들을 찾아 나선다. 다시 데려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배가 도착한 곳에서도 역시 폭력과 동족끼리의 전쟁과 살인, 신성모독, 그리고 온갖 범죄가 난무하고 있었다. 배에서 내린 사람들은 이곳에서 그 모든 악행을 물리치고 인간답게 살고자 노력한다.

변화무쌍한 상상력이 복합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작품의 매력이다. 평론가들은 이라크 전쟁과 같은 국제 분쟁이 초래하는 문제를 연상시키는 우화(寓話)라는 평가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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