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엔딩(Neverending) 시리즈였다. 한국시리즈 7차전 역시 승자가 없었다.‘타격의 날’이라고 했던 양 감독의 예견대로 29일 경기는 난타전이었다. 현대와 삼성 타선은 전날 4안타(한국시리즈 최소안타 신기록)에 그쳤던 빈타를 만회하듯 21안타를 쏟아내며 상대 마운드를 유린했다. 하지만 이날 잠실에서 열린 2004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은 삼성과 현대의 물고 물리는 공방 끝에 결국 ‘4시간 경기 제한 규정(오후 10시16분)’에 걸려 6-6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 3번의 무승부는 처음으로 최소한 9차전까지 가는 진기록도 만들었다. 양팀 모두 2승3무2패. 30일 오후4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사상 첫 8차전은 삼성 배영수와 현대 피어리의 세 번째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다.
기선은 ‘행운의 여신’이 두 번 도운 현대가 잡았다. 현대는 1회초 무사 1, 2루의 실점위기에서 양준혁의 1루 직선타구를 한국시리즈 첫 트리플 플레이(삼중살)로 처리했다. 1회말 공격에선 3루 주자 전준호가 삼성 선발 전병호의 1루 견제를 틈 타 선취점을 훔쳤다. 홈스틸 역시 한국시리즈 통산 1호. 5회초 대반격을 알리는 사자들의 포효가 터졌다. 첫 타자 로페즈의 안타를 시작으로 강동우의 3루타까지 4안타가 쏟아지며 순식간에 2-2 동점이 됐다. ‘7억원의 사나이’ 정민태(5자책점)가 무너지자 현대 마운드는 덧없이 허물어졌다. 송신영 김민범 전준호 등이 차례로 등판했지만 무더기 실점행진을 막을 수 없었다. 현대는 2사 만루에서 어이없는 폭투까지 범해 승부의 추는 삼성쪽(6-2)으로 기우는 듯 했다.
전날까지 2승2무2패로 팽팽히 맞선 현대의 재역습이 없을 리 없다. 김재박 감독은 6회 ‘대타 작전’으로 반격의 돌파구를 뚫었다. 이숭용이 안타로 출루하자 대타 전근표와 대타 강병식을 기용했다. 둘은 각각 2루타와 3루타를 때리며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2이닝을 무안타로 잘 틀어막던 삼성 임창용은 연속안타 4개에 허물어졌다. 행운의 사나이 전준호의 희생번트까지 더해 점수는 6-6 동점이 됐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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