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세가 악화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 야세르 아라파트(75)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29일 치료를 위해 프랑스로 후송됐다.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을 봉쇄해 온 이스라엘은 아라파트 수반의 출국과 재입국을 허용한 상태다. 프랑스도 치료목적의 체류를 허락했다.아라파트 수반은 이날 국내외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헬리콥터로 요르단 암만을 경유한 뒤 프랑스 정부가 제공한 전용기로 이날 오후 1시 30분(현지시간) 파리 외곽 빌라쿠블레 군용 비행장에 도착했다. 아라파트는 이곳에서 다시 헬기를 이용, 약 7㎞ 떨어진 페르시 군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병원은 혈액관련 질병 전문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아라파트를 태우고 암만을 출발한 전용기는 이스라엘 정부가 영공 통과를 불허, 우회하는 바람에 예정보다 1시간 가까이 늦게 도착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프랑스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에 대항, 유럽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친 팔레스타인 정책을 펴온 데 대해 강한 불만을 가져왔다.
아라파트 수반의 고위 측근은 앞서 "그가 백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 측근은 "아라파트 수반을 치료중인 의료진은 혈소판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사실을 밝혀냈다"며 "이런 증상은 백혈병이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말부터 파킨슨병 증세를 보여온 아라파트는 27일 한때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USA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라파트 수반의 건강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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