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가 왜 이러나."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총리가 유럽에서의 한나라당 비하 발언에 대한 사과는커녕 오히려 공세로 나오자 속내 파악에 분주하다.
대부분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총리의 발언이 단순한 감정차원이라기 보다 ‘고도의 정치적 속내’를 담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여당 일각의 유럽 발언 ‘유감’ 표명 주문을 물리치고 ‘차떼기 당’ 등 야당의 아킬레스건을 작심하고 건드린 것은 분명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
한나라당이 보는 이 총리의 의도는 크게 세가지다. 먼저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 결정이후 한나라당쪽으로 기운 듯한 정국 주도권을 되돌리고, 4대 개혁법안을 밀어붙이기 위한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이 4대 법안의 위헌성을 제기하고 나서자,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작심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둘째는 노무현 대통령의 역할 분담론. 이 총리가 야당과의 전선에 선봉장으로 서고, 잦은 설화로 정국경색을 몰고 왔던 노 대통령이 후방에서 정국의 큰 그림을 그려 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서로 나누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이 총리의 차기 대권 욕망론이다. 충청권 출신인 이 총리가 신행정 수도 위헌 판결을 계기로 충청권 민심을 대변하고, 당내 강경파의 의견을 결집해 세력을 넓히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이다. 남경필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 총리가 야당 및 일부 언론과 대립각을 세워 대통령이 되려는 용꿈을 꾸는 뜨거운 욕망이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물론 당 일각에서는 "평소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면 참지 못하는 속 좁은 이 총리가 자신을 공격하자 욱하는 마음에 사고를 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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