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5,462억원에 동원금융지주에 매각된다. 이에 따라 수탁고 기준 1위의 초대형 증권회사가 탄생하게 됐다.재정경제부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9일 예금보험공사가 보고한 한투증권 매각계획을 승인했다. 정부와 동원은 11월중에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정부는 12월중 공적자금을 투입해 한투증권의 부실을 털어줄 계획이다. 한투 매각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하나은행과의 대한투자증권 매각 협상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증권 투신업계 대형화 경쟁 가속화= 매각협상 타결로 동원-한투의 투신수탁 운용자산 규모는 단숨에 업계 1위로 급부상하게 됐다. 증권부문 수탁액은 삼성증권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서고, 증권매매 중개 부문 시장점유율은 7%대로 업계 2위권에 근접하게 된다.
동원 관계자는 "동원증권의 강점인 위탁매매 영업과 한투증권의 강점인 자산관리영업 간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증권업계 선두회사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한투 연합체는 삼성증권, 매각협상이 진행중인 하나-대투 연합체, 내년 2월 출범이 예상되는 우리-LG투자증권 등과 함께 업계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규모면에서 열세인 삼성, 대우, 현대, 굿모닝신한증권 등도 덩치 키우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랜드마크투신이나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외환코메르쯔투신을 합병해 상위권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고, 한투·대투 인수를 중도 포기한 국민은행도 여전히 증권 투신업 진출을 검토중이다. 기업은행도 투신사 인수를 준비중이고 랜드마크투신의 대주주인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가 국내 투신사 인수를 추진하는 등 증권·투신사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투 정상화 아직 고비 많아= 향후 한투 매각은 ‘감자 →공적자금투입 →동원 인수’ 등의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6월말 기준으로 한투의 이월 결손금은 5조6,218억원으로 자본금은 5조원을 넘는다. 결국 한투의 기존 자본금을 100% 감자해도 자기자본은 -6,218억원이 된다. 따라서 완전 감자후 정부가 투입해야 할 최소한의 공적자금도 6,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증권사 정상영업의 기준인 영업용 순자본 비율 150%를 유지하기 위해 투입될 공적자금 규모가 얼마인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공자위 관계자가 "2조원 보다는 훨씬 적을 것"이라고 말해 업계에서는 대체로 1조6,0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시세변화로 장부가에 반영된 자산가치를 재평가하거나, 소송패소 등에 따른 우발채무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동원에 제시할 사후손실보전 규모도 변수다. 공자위는 사후손실보전 규모를 약 300억∼4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LG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위원은 "향후 공적자금이 얼마나 더 투입되는지, 동원이 부담하는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이번 매각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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