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이후 올 3월까지 상승했던 경기가 다시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했다. 6개월(연속 2분기) 동안 경기지표가 한 방향으로 흐르면 ‘추세적 경기 움직임’으로 인정하는 경제이론에 따른다면 한국 경제가 두 번의 경기침체를 겪어야만 본격 회복기로 돌아서는 ‘이중침체’(더블딥)에 직면한 것이다.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최근 4년간 움직임은 ‘더블딥’ 현상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통계청에 따르면 순환변동치는 2000년 8월 105를 기록한 뒤 줄곧 하락해 2003년 7월 97.9까지 내려왔으나, 이후 재반등해 올 3월에는 100.4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4월부터 또다시 하락, 9월에는 96.9로 지난해 7월보다도 낮아졌다. 불과 4년간 짧은 경기침체가 두 번이나 반복됐으므로, 이론상 ‘더블딥’ 이 확실한 셈이다.
지난 4월 순환변동치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줄곧 ‘지켜보자’며 경기하강 가능성에 대한 섣부른 예측을 경계하던 정부로서도 변명할 여지가 사라진 셈이다. 통계청 김민경 경제통계국장은 "경기의 국면전환 가능성을 점치기에는 이르지만 현재 하강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정부는 그러나 ‘더블딥’을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9월 이후 경기지수의 하강속도가 완만해졌기 때문에 2분기 연속 하락했더라도 경기가 곧 상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국장은 "9월 경기지수는 일방적으로 하강했다고 하기에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순환변동치 증감률이 지난 5월 -0.6%, 6월 -0.8%, 7월 -0.8%, 8월 -1.0% 등으로 계속 확대됐으나 9월에는 -0.2%로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또 향후 경기동향을 가늠하는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 대비 감소율이 2개월 연속 0.1%포인트에 그친 것도 ‘더블 딥’은 아직 아니다라는 정부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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