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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 반응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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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 반응과 전망

입력
2004.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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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반응 - "입시과열 못막아" "학력차 변별력 미흡"교육인적자원부가 28일 내놓은 2008학년도 이후 새 대입제도 개선안에 대해 학부모, 교원단체, 대학 등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학부모단체 등은 입시경쟁체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미봉책이라고 반발하고 나섰고, 대학들은 고교 내 학력격차를 변별할 수 있는 기준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내신 부풀리기는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학교별 학력격차가 반영되지 않아 대학별 고사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교원·시민단체 강력 반대 전교조 등이 참여하고 있는 ‘올바른 대학입시제도 수립을 위한 교육·시민·사회단체 대표자회의’는 "새 대학입시안은 학벌주의와 서열화한 대학구조라는 입시경쟁체제의 근본 원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미봉책"이라며 "고교 등급제나 본고사 등을 시행하는 대학에 대해 아무런 제재수단이 없어 면죄부를 주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새 대입안의 전면 재검토와 안병영 교육부총리의 사퇴, 교육부 관료의 엄중문책을 요구했다.

이에 반해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오히려 새 대입안의 학생부 중시 정책이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제한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새 대입안은 실력이 우수한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서 교육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며 "교육부가 새 입시안을 강행한다면 교육 평등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기본방향은 긍정적이지만 고교별 학력차 반영 및 해소를 위한 방향제시가 없고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 확대 등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대학측 내신 불신 여전 일선 대학들은 고교의 내신 부풀리기 등을 막을 수 있는 조치가 미흡하다며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대 김완진 입학관리본부장은 "수능을 등급제로 바꾼 것은 획기적인 변화로 평가되나, 현행 내신을 평균석차 백분율로 표기하는 것 역시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이정석 입학관리팀장은 "내신 부풀리기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고 수능 등급제로 인해 학생 수학능력을 변별하기 어려운 안"이라고 지적했고, 연세대 백윤수 입학관리처장은 "수능을 5등급제로 한다거나 1등급 비율을 높인다는 등의 소문이 실현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일선고교 교사 반응 엇갈려 일선고교 교사들은 서울 강·남북 등 학교 소재지에 따라 반응이 엇갈렸다.

서울 경복고 이모 교사는 "내신반영 비중을 높인 덕에 대학이 너무 본고사와 유사한 전형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학교교육 정상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 이화여고의 한 교사도 "강북에 있는 학교가 강남에 있는 학교와 경쟁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환영했다. 반면 강남에 위치한 서울고 김모 교사는 "고교 등급제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학교간 실력 격차가 있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새 대입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유병화 실장은 "학교간, 지역간 편차 해결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데다 대학의 동의를 얻는 과정도 불충분해 대학별 고사가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rk

홍석우기자musehong@hk.co.kr

■교육발전협의회 - 각계21명 3개 분과로 구성

새 대입제도 개선안에서 금년 중 발족을 예고한 ‘교육발전협의회’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교육부는 "대학 입시는 물론, 학력격차 해소, 내신 신뢰도 제고 방안 등 교육 현안을 총괄적으로 협의, 구체적인 정책을 개발하거나 실무 중심의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교육 문제를 정부의 일방 주도가 아닌, 외부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풀어나가겠다는 의지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협의회는 고교 및 대학 협력위원회, 학생부 평가 개선위원회, 교육격차 해소위원회 등 3개 분과로 구성된다. 교육계 학계 언론계 경제계 학부모 시민단체 등 각 분야별로 7명씩 모두 21명 정도가 참여, 매월 한차례 정기회의를 가질 계획이다.

고교 및 대학 협력위원회는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대학이 원하는 학생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입전형 모형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 평가 개선위원회는 객관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학생부 성적의 신뢰회복 방안을 집중 협의한다. 교육격차 해소위원회는 고교 등급제 파문으로 불거진 지역·학교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단기 및 중·장기 방안 수립이 핵심 과제이다.

교육부는 각계의 추천을 받아 3개 분과 위원들을 위촉할 예정이다. 하지만 가뜩이나 교육정책을 불신하고있는 학부모 및 시민단체, 교원단체들이 위원들의 ‘면면’을 문제삼을 경우 출발도 하기 전에 분란이 생길 수도 있다. 투명한 절차에 따라 위원회를 구성하는 게 관건이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경기와 전망 - 대학별 논술·심층면접 강화할 듯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은 지난 8월 26일 시안이 발표된 후 두 달 만에 최종 확정됐다.

대입 전형을 수능 점수보다 내신 위주로 바꾸겠다는 새 입시안이 논란이 된 배경엔 고교 등급제와 성적 부풀리기 문제가 있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일부 대학이 고교 등급제를 시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는 교육부의 실태조사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이에 대학측은 성적 부풀리기 실태를 공개하면서 대학의 자율권 확대를 주장하고 나서 고교 등급제 논란은 대입제도 전반으로 번졌다.

현재로선 성적 부풀리기와 고교 등급제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다. 등급제를 적용한 것으로 드러난 대학들이 시정계획서를 내면서 재발방지를 약속했고, 교육부도 고교 등급제, 본고사, 기여입학제 등 이른바 3불(不) 원칙을 법제화할 방침을 밝혀 등급제 논란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부 의도대로 내신 위주의 대입전형이 정착되고 공교육이 정상화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무엇보다 대학측이 학생부의 교과·비교과 영역에 대한 기록을 어느 정도 신뢰할 지가 불투명한 상태다. 교과성적에 대해 평균과 표준편차까지 제공되더라도 평균이 높으면 시험을 쉽게 냈기 때문인지, 대부분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기 때문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진 가운데 학생부의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대학들은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논술고사나 심층면접을 강화하고 나름대로 고교간 학력격차나 특성을 반영하는 방법을 강구할 가능성도 크다. 때문에 학생부의 신뢰성 확보 및 다양한 대학별 선발방식 개발이 새 입시안의 성공적인 정착 여부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새 대입안 Q&A -‘내신 뻥튀기’ 확인 가능해져 문제은행式 수능 2010년 도입

수능 9등급 및 학교생활기록부 ‘원점수+석차등급(1~9등급) 표기제’를 핵심으로 하는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이 시행되면 입시 전반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대학 진학에 절대적인 요소였던 수능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드는 반면, 내신 비중이 크게 강화되고 전형방법도 다양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 대입안의 궁금증을 문답 형태로 알아본다.

_내신 ‘원점수+석차등급제’ 표기로 성적 부풀리기를 막을 수 있나.

"현행 성취도, 즉 수·우·미·양·가 표기 대신에 원점수와 평균, 표준편차를 동시에 제공하기 때문에 성적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장학지도가 가능하다. 고교에서도 ‘쉬운 문제 출제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대학은 ‘성적 뻥튀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과목별 9등급제 도입으로 과열 석차 경쟁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_교사별 평가란.

"개별 교사가 학생의 성취도와 석차는 물론, 서술식 평가 등을 종합해 결과를 산출하는 것이다. 교사가 전적으로 수업과 평가를 책임짐으로써 자율성이 확대되고 교육기획 및 수업, 평가에 대한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학년 같은 교과목 내에서도 교사별로 평가내용과 수준이 다를 수 있어 평가의 공정성 시비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_수능 1등급 비율(4%)을 확대하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1등급 비율을 7% 정도로 확대할 경우, 변별력 문제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대학에게 본고사 요구의 빌미를 줄 수도 있어 4%로 확정했다. 학생부 석차등급과의 일관성도 고려됐다."

_수능 문제은행식 출제 계획 일정은.

"2009년까지 최소 73명 이상의 전담 인력을 증원하고 영역별로 필요 문항수의 100배인 12만 문항 이상을 축적한다. 2008학년도에 일부 영역에 한해 시범 적용하고 2010년도에 전면 도입한다."

_입학사정관이란 무엇인가.

"외국 대학의 AO(Admission Officer) 역할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학생들이 이수한 교육과정과 특별활동 등을 전문적, 종합적으로 판단해 해당 대학이나 모집단위 목적에 가장 적합한 학생을 선발하는 기능을 맡는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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