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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삼성, 밀어내기로 ‘승부 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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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삼성, 밀어내기로 ‘승부 원점’

입력
2004.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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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1사 만루. 삼성 멘디 로페즈의 볼넷이 선언되는 순간 3시간10분동안의 지리한 ‘0의 행진’이 마감됐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승부를 결정짓기는 포스트시즌과 한국시리즈 사상 3번째다.삼성이 28일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9회말 로페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현대를 1-0으로 이기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양팀 모두 2승2무2패. 이에 따라 한국시리즈는 최소 8차전까지 가게 됐다. 1-0 승부는 한국시리즈 사상 처음. 이날 양팀 합쳐 4안타도 포스트시즌과 한국시리즈 사상 처음이다. 4차전 연장 12회 0-0을 기록했을 때도 5개였다.

현대 전준호는 포스트시즌 최다안타 신기록(57개)을 세웠다. 2승2무1패를 기록한 양팀은 29일 오후6시 잠실에서 7차전을 갖는다. 양팀 선발은 정민태(현대)와 전병호(삼성).

이날 경기는 난타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8회말까지 전광판 스코어는 ‘0의 행진’을 이어갔다. 현대 선발 김수경의 주무기인 ‘커브성 슬라이더’에 휘말린 삼성 타선은 단 2개의 산발 안타만을 뽑아냈다. 김수경은 이날 7과3분2이닝 동안 2안타와 3사사구를 내주고 삼진을 11개나 잡아냈다. 특히 3회말 삼진 2개에 이어 4회말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솎아내며 연속 탈삼진 5개를 기록, 선동열(4개) 등 4명이 갖고 있던 한국시리즈 연속 탈삼진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맞선 삼성 선발 김진웅도 5와3분의1이닝 동안 볼넷4개 등 사사구 5개와 탈삼진 2개로 현대 타선을 무안타로 막았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권오준도 1개의 안타만 내주며 현대타선을 꽁꽁 묶었다.

하지만 승부는 어이없는 실책 하나로 갈렸다. 9회말 1사 1루에서 현대 2루수 채종국이 자신의 앞에서 튀어오른 김한수의 타구를 거의 잡았다가 놓치는 실책을 범하고 만 것. 병살로 처리할 수 있었던 기회를 1사 2, 3루의 위기로 만들어 버렸다. 현대는 김종훈을 고의사구로 내보낸 뒤 만루 작전을 펼쳤으나 마무리 신철인의 제구력이 말을 듣지 않았다. 타석에 들어선 로페즈는 차분하게 볼넷을 골라내며 천금 같은 승리를 팀에 안겼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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