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빚던 2008학년도 새 대입안이 어제 확정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을 9등급으로 하고 1등급 비율을 4%로 한다는 기본골격이 그대로 유지됐다.그동안 이를 두고 교육계가 양쪽으로 찢어져 심한 홍역을 치렀다. 여기에 고교등급제 파문까지 겹쳐 이념투쟁의 장처럼 변질되기도 했다. 물론 수능 등급제로 변별력이 확보되겠느냐는 주장과 그 반대로 등급을 더욱 축소하자는 요구 등 의견수렴 과정에서 제기됐던 것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새 대입안 확정 발표가 논란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논쟁의 시작이 아닐까 우려된다.
하지만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개선안에는 몇 가지 눈여겨볼 만한 방향이 제시돼 있다. 특히 올해 안에 고교와 대학, 학부모 간의 협의체를 구성해 대입제도 전반에 대한 논의를 거쳐 정책화 한다는 방안은 긍정적이다. 여기서는 교육격차 해소, 학생부의 신뢰회복 방안, 대입전형 모형 개발 등 시급한 현안에다 3불가(고교등급제, 본고사, 기여입학제 금지)원칙과 고교평준화 제도 개선 및 보완대책 등 중장기적인 교육현안까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한 대로 교원·학부모단체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파행적이다" "기만적이다"라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협의체 불참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의 표출일 수도 있지만 언제까지 이러자는 건지 안타깝기만 하다. 교육현안에 대한 논의는 지난 두달 동안의 치열한 공방으로 충분했다고 본다. 이제는 고교와 대학, 교원·학부모단체 등 교육주체가 적극적으로 이 기구에 참여해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대화를 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교육당국이 협의체에 상당한 권한을 줘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