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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파행/‘이’악문 질의…맞받아친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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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파행/‘이’악문 질의…맞받아친 총리

입력
2004.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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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은이해찬 총리의 한나라당 비하 발언과 이에 반발한 한나라당의 질의 보이콧 등으로 얼룩졌다.파행의 시작은 "최근 조선·동아일보 비하 발언을 한 총리의 자질이 의심된다"는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의 공격에 이 총리가 "두 신문이 1974년 유신 긴급조치 때 언론자유를 주장한 수많은 기자들을 집단 해고하고 복직시키지 않은 건 역사의 반역"이라고 즉각 받아 치면서 비롯됐다. 이에 본회의장은 여야의 고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안 의원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역사는 퇴보한다고 말한 당신이 총리가 맞느냐, 사과 할 거냐"고 이 총리를 다시 몰아 세웠다. 이 총리는 "지하실에서 차떼기 하고 수백억원을 들여 온 정당을 좋은 당이라고 할 수 있나"라며 "한나라당은 이 자리에서 다수의 위력으로 다른 의원들의 투표를 방해해 대통령을 탄핵하지 않았나"라고 오히려 역공을 가했다.

이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과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총리가 역사 퇴보의 진짜 장본인"이라는 안 의원의 격앙된 비난에도 "의원님 생각은 자유지만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품위를 유지하지 못했고 정치의 한 축을 작심하고 맡았으니 총리직을 그만 둬라"(안 의원) "제가 의원님 주장에 의해 거취를 결정할 사람이 아니다"(이 총리) "그런 망언에 어떻게 책임을 지겠나"(안 의원) "책임질 사안이 아니다"(이 총리) 등의 격앙된 말들이 오갔다. 안 의원은 "막 나가자고 하니 두고 보자"는 말로 총리에 대한 질의를 마쳤다.

흥분한 여야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잘했어!" "당신들은 돈 안 받았냐" 등 맞고함으로 맞섰다. 한나라당 측에선 "즉각 집단 퇴장해 의총을 하자" "총리 해임건의안을 내자"는 강경한 의견들이 나왔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논의 끝에 의사진행 발언에서 항의키로 결정했고, 발언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오전 회의가 정회했다. .

한나라당은 정회 직후 긴급의총을 열어 "총리가 백배 사죄하기 전엔 오후 회의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하고, 김원기 국회의장과 우리당을 통해 이 총리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이 총리는 즉각 사과를 거부했고, 한나라당은 오후 2차 의총에서 "총리가 사과할 때까지 이날 오후 대정부질문부터 앞으로 국회 일정을 무기한 보이콧한다"고 결정했다.

이날 두차례 의총에선 이 총리보다 지도부의 미온한 대처에 대한 성토가 빗발쳤다. 강재섭 의원은 "한나라당은 아무리 욕하고 공격해도 짓밟히고만 있는 정당이냐"고 꼬집었고, 김문수 의원은 "골목대장들도 이런 식으론 안 한다"고 비난했다. 이군현 의원은 "얼굴에 오줌을 갈겨도 가만 있자는 건가"라고 말했고, 이재웅 의원은 "해임 건의안 수준이 아니라, 총리 파면 권고 결의안을 내야 한다"고 강경론을 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일단 사과의 내용을 보고 해임 건의안 제출 여부 등을 검토하는 게 순서"라고 회의를 정리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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