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을 불과 5일 앞두고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오차 범위에서 우위를 다투는 접전지역이 오히려 늘어나는 등 미 대선이 더욱 혼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케리 후보의 지지율이 미세하게 상승 곡선을 타면서 막판 부동표를 흡수하려는 양측의 선거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확대되는 접전지 = 양측이 텃밭으로 여겼던 지역이 27일 접전지역으로 추가됐다.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11개 접전주를 중심으로 전개돼온 양측의 선거인단 확보 경쟁이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인 하와이와 뉴저지, 2000년 대선 때 부시 대통령이 이겼던 웨스트 버지니아 및 아칸소주로 확대했다.
케리 후보측은 안전지대로 여겼던 하와이주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부시 대통령이 바짝 추격해오는 것으로 나타나자 방어차원의 TV 선거광고를 재개하고 있다고 MSNBC가 보도했다. 또 퀴니피액 대학이 뉴저지주에서 투표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 852명을 대상으로 21일~25일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부시와 케리의 지지율은 각각 46%의 동률을 기록했다.
반면 케리 진영은 사실상 포기했던 웨스트 버지니아와 아칸소에서 부시와의 지지율이 근소한 차이로 좁혀지자 이들 주에서 선거광고를 재개하는 등 막판 역전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31일 자신의 출신지인 아칸소에서 케리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어서 부시에게로 향했던 유권자들이 케리 쪽으로 옮겨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민주당 지지 성향이던 흑인, 여성표의 일부가 이탈하고 독실한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부시 지지를 망설이는 층이 늘어나는 등 전통적인 유권자 지지 기반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케리의 상승 분위기?= 최근 케리 후보가 막판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발표돼 민주당측을 고무시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일일조사에선 26일 2% 포인트 차로 부시를 처음 추월한 케리가 26일에도 1% 포인트 차 우위를 지켰고 해리스 조사에서도 1% 포인트 앞섰다. 또 케리는 CNN의 일일조사에서도 부시와의 6% 격차를 22일부터 3% 포인트로 좁힌 뒤 27일엔 다시 1% 포인트를 더 줄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부시는 27일의 조그비조사에선 1% 포인트 차로, 26일의 TIPP 조사에서 4% 포인트 차로 케리를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양측의 격차는 오차범위내로 통계적으론 동률이라고 지적했다.
◆조기 투표 열기 = AP 통신과 입소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기 투표가 허용된 32개주에서 현재까지 유권자의 11%가 투표를 마치는 등 투표 열기가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AP는 다음달 2일 대선 전날까지 유권자의 11%가 추가로 조기투표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 진영은 이런 현상을 각각 자기편에 유리한 것으로 해석하면서 지지자들의 투표를 더욱 독려하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향후 등록 적격 여부를 둘러싼 법적 다툼의 소지를 안고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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