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간 10돌을 맞은 ‘문학동네’가 문학상 심사위원 연령을 대폭 낮췄다. 중진·원로들이 맡아오던 ‘문학동네 소설상’ 본심 심사를 한창 물오른 중견급 소설가와 평론가에게 맡긴 것이다. 수다한 문학상이 답습해 온 저간의 심사 관행과 보수적인 문단풍토에서 이같은 변화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평가할 만하다.올해 본심 심사를 맡은 위원들은 소설가 임철우(50), 문학동네 소설상 1회 수상자인 소설가 은희경(45), 문학동네 주간 신수정(39·문학평론가)씨. 지난해까지 맡아오던 김화영(63·고려대), 소설가 윤흥길(62·한서대) 오정희(57)씨에 비하면 평균 10년 이상 젊어진 셈이다.
이같은 파격은 지난 ‘문학동네 신인상’ 때부터 시작됐다. 기존의 도정일(63·경희대), 소설가 이인성(51), 지난해 주간을 맡았던 남진우(44·명지대)씨의 본심 진용이 올해는 소설가 성석제(44), 신경숙(41), 신수정씨로 낮아졌다. 때문에 본심위원들의 연배가 예심을 맡아온 문학동네 40대 중반 편집위원들(남진우 서영채 유보선 황종연)과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역전되는 현상까지 낳기도 했다.
신수정 주간은 "새로운 문학적 성취를 다양한 안목으로 다양한 입장에서 평가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賞)의 권위를 상금 액수에 기대려는 것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심사위원의 경륜이라는 어쩌면 편한 길을 포기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음을 그도 인정한다. " ‘어른’들이 불쾌해 하시진 않을까, 해서 관심을 덜 가지진 않을까, 이런 저런 고민과 불안이 있었죠. 무엇보다 좋은 작품을 뽑아야 한다는 부담이 컸습니다." 그런 부담과 각오로, 젊은 심사위원들은 올해 소설상 심사를 마무리하고 수상작 발표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알토란 같은 작품 하나 건졌다고 생각하는데, 평가야 독자들이 해주시겠죠."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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