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호빗족처럼 키가 1m 정도에 불과한 현인류의 새로운 조상이 발견됐다. 약 1만 8,000년 전의 이 화석은 호모 에렉투스의 후손들이 고립된 채 독립적인 종(種)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어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호주 뉴잉글랜드 대학 연구팀은 28일 영국과학전문잡지 ‘네이처’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1년 동안의 발굴을 통해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쪽에 위치한 플로레스섬의 한 동굴에서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두개골 등을 발굴했다"며 "호모 사이엔스의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가 아시아에서 분파된 뒤 멸종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1m 정도의 작은 키에 현재 인간 뇌 크기의 3분의 1크기인 침팬지 정도의 뇌를 가졌다"며 "키가 작은 호모사피엔스나 원숭이의 것이 아니라 완전히 성장한 성인의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화석이 속한 종은 20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생겨난 호모 에렉투스의 한 분파로 80만년 전 플로레스섬에 도착해서 다른 인류와는 유전적으로 고립됐다. 이들은 인구증가로 음식이 부족해지면서 키가 줄어들게 된 상태에서 1만 2,000년 전 화산대폭발로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지역의 호모 에렉투스는 진화를 거치면서 약 4만 5,000년 전 호모 사피엔스로 발전해 아프리카에서 호주 등으로 널리 퍼지며 현 인류의 조상이 됐다. 연구팀은 지명이름을 본떠 이 화석에 ‘플로레스의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