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자성론 돌출… 與갈등 조짐/김부겸 "盧대통령은 따뜻한 메시지 줘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자성론 돌출… 與갈등 조짐/김부겸 "盧대통령은 따뜻한 메시지 줘야"

입력
2004.10.29 00:00
0 0

2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일부 여당 의원이 자성론과 국정 쇄신론을 공개 제기함에 따라 여권의 정국 운영방향을 둘러싼 노선 경쟁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의 문제점까지 거론되면서 내부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이날 우리당 김부겸 의원은 현 상황을 ‘이념의 과잉과 정책의 과소’로 정의하며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했지만, 여권에 대한 질책이 더 따가웠다.

김 의원은 "국민이 답답해 하는 것은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좌파라서가 아니라 정책이 별로 없거나 그나마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정부정책의 무기력증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더 나아가 "대통령의 방향을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지금 중요한 건 형식이고 메시지"라며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을 문제 삼았다. "정책 외에는 호불호(好不好)를 드러내지 말아달라" "대통령의 메시지는 무엇보다 온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이어 "미국 국민들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노변정담을 들으면서 당시 실업의 고통을 이겨냈다"며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국민의 가슴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메시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의원은 운동권 선배인 이해찬 총리에 대해서도 "언론 시장의 공정성만 얘기하면 충분하지, 뭣하러 특정신문이 반역자니 하는 말씀을 하셨느냐"며 "총리도 총리답지 못했다"고 공박했다.

여권 수뇌부에 대한 김 의원의 비판이 계속되자 우리당 의석에는 싸늘한 침묵이 흐른 반면 한나라당 의석에서는 "옳소" "잘한다" 는 호응이 터져 나왔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역시 한나라당 출신이 다르다"고 외쳤다.

김 의원의 이 발언은 헌법재판소 위헌결정 이후 여권 주류의 ‘정면돌파론’ 등 강경 흐름과는 배치되는 주장이어서 적지 않은 파문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총리가 야당의 ‘유럽 발언’ 사과 요구에 대해 "내 말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며 역 공세를 펴고 나온 것과도 대조적인 장면이다.

당장 재야파와 386 의원들은 김 의원에 대해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도권의 한 386 초선 의원은 "무조건 화평, 무조건 상생이 어디 있느냐"며 "무슨 의도인지 알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고, 또 다른 의원은 "보수언론이나 야당에게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적절치 못했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도 "소신 발언으로 존중한다"면서도 마뜩치 않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에 반해 헌재 결정을 전면 수용해 국정쇄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온 ‘안정적 개혁을 위한 모임’의 안영근 의원은 "충분히 공감한다"며 "좀더 유연한 정국 대처방식이 필요하다는 충정에서 나왔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안개모를 중심으로 한 당내 중도 보수파의 ‘국정 쇄신론’과 재야파와 충청권 의원의 ‘정면돌파론’이 충돌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