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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美대선/오하이오 ‘플로리다 악몽’ 재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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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美대선/오하이오 ‘플로리다 악몽’ 재연하나

입력
2004.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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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오가 2004년판 플로리다가 될 수 있다.’워싱턴포스트가 26일 미 대선의 최대 접전지 중 하나인 오하이오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화, 민주 양당의 선거운동 행태를 소개하면서 단 기사의 제목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접전지인 오하이오주에서 공화, 민주 양당이 서로 상대방의 부정, 방해, 협박을 주장하고 있다"며 "계속되는 법적, 관료적 불확실성으로 2000년 대선 때 36일 동안 승부를 결정하지 못한 플로리다와 같은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급증한 신규 등록 유권자의 적격 여부를 두고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공화당측은 이미 3만5,000명의 신규 등록 유권자들의 자격이 의문시된다는 서류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해 놓고 있다. 이 때문에 주 선관위는 선거일인 2일까지 등록의 적격 여부를 심리하기 위해 상당한 인력을 투입해야 할 상황이어서 다른 선거 업무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공화당은 또 11월 2일 선거일 당일 8,000명의 참관인을 투표소에 보내 수십만 명의 신규 등록 유권자들의 자격을 현장에서 문제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신규 등록 유권자 등록으로 상대적으로 득표에 유리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민주당은 공화당의 행동이 투표를 지연하고 많은 유권자들의 투표를 막을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미 케리 후보 지지를 선언한 뉴욕타임스도 이날 ‘선거일의 부정행위’라는 사설을 통해 "공화당의 행동은 투표율을 낮추자는 행동일 수 있다"며 "선거 관리 관계자들은 당파적인 시비꾼들이 투표를 망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콜로라도도 막판 변수

"11월 2일 미국 대선에서 콜로라도를 주목하라."

콜로라도 주민들은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에 대한 투표 외에도 ‘주 선거인단을 득표수에 비례해 배정하자’는 주민 청원에 대해서도 찬반 투표를 한다. ‘콜로라도 구상’으로 불리는 이 청원은 한 표라도 더 얻으면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현행 ‘승자 독식제’ 대신 얻은 표만큼 선거인단을 가져가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콜로라도 구상’이 채택되면 이번 대선에 곧바로 적용하도록 돼있어 선거인단 몇 명으로 승패가 결정될 수 있는 현 접전 구도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콜로라도는 선거인단이 9명으로 지난 10여년간 민주당이 한반도 이겨보지 못한 공화당의 아성. 이번에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우세를 보이고 있어 현행 제도대로 하면 9명의 선거인단은 그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구상이 채택되면, 존 케리 민주당 후보는 선거인단 중 3~4명을 차지할 수 있게 돼 두 후보의 선거인단의 차이가 9명에서 1~2명으로 좁혀지게 되는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많기는 하지만 공화당이 안심할 정도는 아니다. 공화당은 이 구상이 부시의 재선을 위태롭게 할 경우 즉각 위헌소송을 통해 법적인 유효성을 따질 태세다. 이미 한 차례 법적 쟁송이 있었다. 한 주민은 투표용지에서 콜로라도 구상에 대한 찬반 항목을 아예 빼야 한다며 미 연방법원에 이의를 제기했었다. 그러나 루이 밥콕 미 연방법원 판사는 26일 "연방법원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기각, 투표가 이루어지게 됐다.

미국의 50개주 중 메인주는 1969년, 네브라스카주는 1992년 ‘승자독식제’를 폐지했다. 그러나 이들 주는 전체 1위 득표자가 선거인단 2명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각 의회 선거구마다 승자가 한 표씩을 얻게 돼 있어 콜로라도 구상과는 차이가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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