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송승헌 두 번 죽이기’에 나섰다. 27일 이미경 국회 문광위원장과 우상호 의원 등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 6명이 병무청에 송승헌의 군 입대를 연기해달라는 생뚱맞은 탄원서를 낸 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관련기사 7면탄원서를 낸 의원들 논리는 이렇다. 애초 송승헌이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슬픈 연가’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획된 드라마로 한류열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그의 출연이 필수적이라는 것. 우 의원은 "입대를 하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를 위해 단순히 연기(延期)하는 것 뿐이다. 한류열풍 확산과 영상문화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게 문광위 소속 국회의원의 임무라고 생각한다"는 주장까지 했다.
이런 생각 속에는 우리사회의 가치나 원칙을 포기하더라도, 죄를 짓더라도, ‘한류 열풍’만 일으키면 용서된다는 맹목적 발상이 도사리고 있다. 설령 그의 말대로 송승헌이 ‘슬픈 연가’에 출연해 한류 열풍을 일으킨다고 한들, 아시아의 많은 사람들이 병역비리 사실이 드러나고도 버젓이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는 한국사회를 어떻게 볼까. 또 그렇게 해서 돈을 번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송승헌 개인과 제작사 배 불리기로 그칠게 불 보듯 뻔하다.
송승헌이 뒤늦게 나마 자신의 과오를 씻을 수 있는 방법은 최대한 빨리, 조건 없이 군에 입대해 국방의무를 다하는 것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예정대로 송승헌을 입대 시키겠다’고 밝힌 병무청의 결정은 옳다. 송승헌은 정당하게 신체검사를 받고 입대를 기다리는 연예인이 아니다. 그런 그를 위해 ‘특혜’를 요구하는 국회의원님들. "누구보다 법의 엄정함을 몸소 실천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병역기피자이자 범법자인 송승헌을 옹호한다"는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김대성 문화부 기자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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