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다음달 8일부터 미국 달러화 통용을 전면 금지하는 포고령을 25일 발표했다. 포고령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는 이날부터 일절 결제수단으로 사용될 수 없으며 대신 자국 페소화로 거래가 이뤄지게 된다. 달러 소유자는 8일 이전까지 달러를 페소화로 바꾸면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으나 8일부터는 10%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전문가들은 정부의 전면적인 달러화 유통금지 조치는 국제·국내 상거래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뿐 아니라 쿠바의 주 소득원인 관광, 해외로부터의 송금에도 막대한 손실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쿠바는 망명 쿠바인들이 보내오는 매년 10억 달러 가량의 송금액과 관광수입 등으로 경제를 연명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쿠바 정부도 이를 의식, 8일 이후에는 환전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스위스 프랑화, 캐나다 달러 등으로 송금할 것을 권하고 있으나 대체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
쿠바 정부가 달러화 통용을 금지한 것은 미국이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를 최근 강화한 데 따른 대응인 것으로 풀이된다. 40여년 간 허가 없이 쿠바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해 온 미국 정부는 5월 쿠바 여행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데 이어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에는 달러화 불법 송금 혐의로 1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까지 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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