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개그맨이 실명 위기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꾸준히 소외된 노인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선행을 펼치고 있다.주인공은 동양방송(TBC) 공채 개그맨 2기 출신인 김민(51)씨. 김씨는 1980년 동양방송에서 장두석, 이성미 등 동기들과 개그맨 생활을 시작했으나, 언론통폐합으로 동양방송이 한국방송(KBS)에 강제로 흡수되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
김씨는 이후 생계를 위해 야간업소를 전전하며 웃음을 선사했으나 3년 전 당뇨 합병증으로 인해 백내장과 녹내장이 동시에 진행되어 시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수술을 하더라도 고치기 힘들다는 진단이 내려져 약으로 병세악화를 막는 게 고작이다.
김씨는 그러나 절망하지 않고 웃음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지인들과 ‘늘푸른샘’이라는 봉사악단을 결성했다. 24년 지기인 강길성(48)씨가 악단장을 맡고 대학가요제 출신인 김호평(45)씨 등 음악하는 사람들과 함께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에게 음악과 함께 구수한 만담을 선사한다.
이들은 한 달에 한번 꼴로 서울 등 수도권의 양로원과 장애인 시설 등을 방문한다. 김씨는 "외로운 노인들을 위해 자선무대에 설 때 가장 큰 보람과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달에는 27일 오후 2시 장충체육관에서 효도 공연을 하기로 했다. 평소 김씨의 선행을 듣고 가수 남일해씨와 김부자씨, 국악 명창 박계향씨 등도 흔쾌히 동참키로 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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