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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띄우는 편지

입력
2004.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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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鎭安)은 그 자체 지명보다 인근 무주(茂朱), 장수(長水)와 뭉뚱그려 무진장이라고 불려왔습니다. 원래 무진장(無盡藏)은 엄청나게 많다는 뜻이지만 이 세 곳을 지칭할 때는 도심과 엄청나게 떨어진 교통의 오지라는 의미가 강합니다. 이런 진안의 교통이 최근 적잖이 나아졌습니다. 대전-진주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의 등장으로 서울로 오가는 시간이 많이 줄었습니다.하지만 그 효과는 생각과 크게 다릅니다. 교통여건이 나아지면 지역경제도 살아나리라 예상했지만 오히려 고향을 떠나는 주민들이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용담댐의 건설로 그나마 남아있던 주민들도 상당수 떠나야 했습니다. 그 결과 주민 수가 3만명가량에 불과, 대도시의 한 개 동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런 와중에 진안을 찾았습니다. 출장 중에 신행정수도특별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습니다. 이 결정은 진안 주민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판결에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수도권 인구의 분산을 위한 정부의 노력도 상당히 퇴보할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헌재의 결정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그렇다는 것이죠.

사실 수도권집중 현상은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역주민의 역외유출의 심각한 상황이 진안만의 문제만도 아닙니다. 전국 최고의 관광지라는 제주조차 인구 50만명을 겨우 넘는 중소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오죽하면 무주, 진안, 장수 등 3개군 주민을 합쳐도 1개 국회의원 선거구를 만드는데 필요한 10만명이 되지않아 임실까지 포함시켜야 했겠습니까.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각 지자체들이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진안군도 주민인구 감소를 촉발했던 용담댐을 활용,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려는 의욕적인 계획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쯤에서 한가지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어떤 곳에 여행을 간다면 돌아올 때 반드시 지역 특산물 한두개를 구입하는 것을 생활화하자는 것입니다. 여행객은 현지의 싱싱한 물품을 구입해서 좋고, 지역주민은 경제적인 이득을 올릴 수 있어 좋구요. 이게 바로 윈윈전략 아닐까요.

한창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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