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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D보다 무서운 금융살상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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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D보다 무서운 금융살상무기"

입력
2004.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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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 펀드는 사담 후세인이 추구했던 대량살상무기(WMD)보다 더 큰 위협이 되는 금융살상무기(WFD, Weapons of Financial Destruction)다."국제 핫머니(단기 투기자본)의 본체인 헤지 펀드가 세계 경제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유가 상승의 주범으로 헤지펀드가 꼽히는 등 세계 금융시장과 원자재 시장에 대한 헤지펀드의 교란 움직임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25일자 ‘헤지 펀드 ? 금융 살상 무기’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이 헤지 펀드를 금융시장의 대량살상무기로 비유했다.

첫번째 근거는 헤지 펀드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 반해 여전히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 점차 제도권 금융기관과의 구별이 모호해지고 있음에도 헤지펀드에 대한 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칫 제도권 금융시장 전체에 도미노식 충격을 몰고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과도한 경쟁에 따른 수익률 하락과 차입 투자에 따른 위험성도 제기했다. 특정 헤지펀드가 고유한 투자기법으로 돈을 벌면 경쟁 업체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가 파산 위기에 몰려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듯 차입 투자의 급증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탄이라는 지적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도 헤지펀드 시장의 버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은행들이 최근 헤지펀드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투자은행의 헤지펀드 진출 붐은 인터넷 기업 시대와 유사한 버블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지펀드 전문조사기관인 밴헤지펀드에 따르면 5년 전인 1999년 전세계 헤지펀드 규모는 6,200개에 4,800만달러였지만 올해는 1조1,600만달러(8,800개)로 2배 이상 급증,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 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헤지펀드-제한된 인원의 투자가들로부터 개별적으로 자금을 모아 단기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사모 펀드. 주로 조세회피지역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며,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가 대표적이다.

■"헤지펀드 손실위험 안알렸다" 씨티그룹에 25만弗 벌금

미국 최대의 금융기관인 씨티그룹이 헤지펀드를 판매하면서 투자자들을 오도한 혐의로 25만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전미증권업협회(NASD)는 26일 씨티그룹 산하 씨티글로벌마켓(CGM)증권에 대해 벌금 부과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번 벌금은 증권사의 헤지펀드 판매와 관련으로는 사상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CGM증권은 2002년 7월1일부터 2003년 6월 30일까지 연간 12~15%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헤지펀드 판매 전단을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NASD는 CGM증권이 높은 예상 수익률만을 홍보했을 뿐, 헤지 펀드투자에 따른 손실위험을 투자자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며, 벌금부과 결정을 내렸다.

NASD의 이 같은 벌금부과는 씨티그룹이 최근 일본에서 고객들에게 환율변동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프라이빗 뱅킹(PB) 영업을 정지당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고위 경영진 3명을 경질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정영오기자 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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