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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노점상 최상길씨 저축왕 '영예'…"하루 1000원 이상씩…16년간 1억 모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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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노점상 최상길씨 저축왕 '영예'…"하루 1000원 이상씩…16년간 1억 모아죠"

입력
2004.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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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노점상이 저축왕이 됐다. 선천성 장애와 가난 속에서도 알뜰한 저축과 왕성한 봉사활동을 펴온 최상길(39)씨가 26일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 41회 저축의 날 기념식에서 ‘올해의 저축왕’으로 선정돼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초등학교 중퇴가 최종 학력인 그는 10대 때부터 경기 의정부에서 언어·신체장애의 몸을 이끌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손수레를 끌며 장난감, 화장지, 꽃 등 팔 수 있는 물건은 다 팔아봤다고 한다. 그는 "돈 벌러 집을 떠난 형님과 출가한 누님을 대신해 부모님을 모셔야 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아들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기쁜 마음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벌었다"고 말했다.

장사를 시작하면서 하루에 적어도 1,000원은 저축해야 겠다고 결심했다. 한번 예금한 돈은 절대로 인출하지 않고 만기가 되면 이자를 붙여 다시 저축을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16년 동안 모은 돈은 1억2,000여만원이 넘었다. 조카들에게도 틈만 나면 저축하라고 ‘잔소리’를 하는 최씨다.

그가 목돈을 쓰는 용도가 하나 있다. 봉사 활동이다. 물질적으로 넉넉치 않고, 신체적으로 불편한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최씨는 10년전부터 성당 노인회 행사에 후원을 시작해 현재 매달 후원금을 보내는 단체가 7개로 늘었다. 지금도 의정부에서 장난감 노점상을 하고 있는 최씨는 "몸은 남들보다 뒤쳐졌지만 마음은 항상 부자였다"며 "작지만 나의 도움을 받고 웃는 사람들을 보면서 더 많이 나누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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