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일. 국민은행이 통합 2기 ‘강정원 행장 체제’를 출범시키고, 대주주인 씨티그룹을 등에 업은 한미은행이 ‘한국씨티은행’으로 새롭게 문을 연다. 은행권의 새 판 짜기가 카운트다운에 돌입하면서, 은행들의 주도권 싸움도 불붙기 시작했다.26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전날부터 일반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0.3~0.4%포인트 높은 특판 정기예금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11월 한달간 고객 1,000여명에게 김치냉장고 드럼세탁기 등 경품을 나눠주는 ‘행복만들기 대축제’ 행사를 펼치기로 했다. 이달 5일부터 시작된 ‘가을 고객 사랑’ 경품 행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창립 3주년’이라는 명목으로 새로운 경품 행사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밖에도 이달 중순 당시로선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보다 금리가 더 낮은 연 6.35% 고정금리의 ‘KB스타 모기지론’을 공격적으로 출시했으며, 다음달 3일에는 전자통장 서비스의 시험 가동을 마치고 국내 최초로 전자통장 ‘마이Q카드’ 서비스를 본격 런칭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합씨티은행 출범 등 주변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통합 2기 국민은행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임 행장 취임 이후 더욱 공격적인 영업을 선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11월1일 한국씨티은행으로 새롭게 출범할 한미은행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공격 영업에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씨티은행 서울지점. 씨티은행은 최근 은행권 특판예금 최고 수준인 연 4.25%의 금리를 내걸고 ‘수퍼 정기예금’ 특별 판매에 나서며 경쟁 은행들을 바짝 긴장케 했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통합 이후에 대비해 각 부서별로 다양한 고객 행사를 준비 중"이라며 "고금리 특판예금을 비롯해 공격적인 이벤트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경쟁 구도가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자 그간 ‘3중’을 이뤘던 우리, 신한, 하나은행도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춘 채 국민 씨티은행 등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환경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최근 신한금융지주가 ‘뉴뱅크 전략’을 통해 2008년까지 국내 은행 1위로 올라서겠다고 한 것도 적극적인 대응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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